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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미국의 전략과 ‘아시아로의 귀환’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점차 긴장이 고조되는 동아시아와 미국의 패권 전략을 다룬다.

미국의 모든 군사력이 이라크로 말려 들어간 지 곧 10년이다. 미국은 전술적으로는 곧 적군을 압도했지만, 이제껏 당해 본 적 없는 큰 지정학적 패배로 나아갔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1971~72년 리처드 닉슨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것으로 패배의 효과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중국이 빠른 경제 성장을 무기 삼아 미국의 패권에 전례없이 큰 도전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중심축”을 중국으로 옮기기 시작하며 미군의 60퍼센트를 태평양으로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동을 버릴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비록 [미국에 매장량이 많은] 셰일가스 덕분에 미국은 더 많은 에너지원을 국내에서 마련하겠지만(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석유 수입국이 됐다), 중동은 매우 중요해서 미국이 이곳에서 손을 뗄 수는 없다.

그러나 10년 전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눈은 확실히 중동에 꽂혀 있었지만, 지금 그들은 동아시아를 보고 있다. 그런데 동아시아 상황은 복잡하다.

1941~45년 태평양전쟁 이래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의 산업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아시아 역내 경제적 관계가 바뀌었다.

그리고 중국은 경제 성장의 성과 일부를 군사력 증강에 투입했다. 3월 초 중국은 국방 예산을 10.7퍼센트 증액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듯이, 중국 국방비 증가는 사실 둔화하고 있다.

“이 수치는 2000~09년 연평균 증가율 16.5퍼센트, 그리고 1990~99년 연평균 증가율 15.7퍼센트와 대조적이라고 … 미국의 중국 군사 전문가 두 명이 말했다.

“물가인상을 감안하면 중국의 군사력 확장 속도는 이전만큼 인상적이지 않다. … 실질 가격으로 볼 때 2010년과 2011년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평균 3.1퍼센트 상승했다. … 해마다 ‘정부 보조금에서 군대가 받은 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했다.’”

국방비

높은 국방비 지출은 강력한 경쟁국들이 몰려 있는 이 지역 모든 나라들의 특징이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 인도, 남한, 베트남도 그렇고, 북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를 동원한 무력 시위를 전문으로 한다.

그 위험성은 한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 사이의 갈등에서 드러난다. 일본과 중국은 타이완 근처에 있는 그 열도를 각각 센카쿠와 댜오위다오라고 부른다. 일본은 1895년부터 그곳을 지배했고 중국은 영유권을 주장한다.

지난해에 이 갈등이 고조됐는데, 일본 민족주의자들이 이 섬들을 도쿄도에 편입시키려 한 저돌적 행동이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우파인 전(前)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는 그 섬들 중 세 곳을 매입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중국과 일본의 전투기와 군함이 섬 근처에서 추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1월 30일 중국 군함이 일본 구축함에 사격관제 레이더를 조준(사격 직전 단계)했다고 주장했다.

이 분쟁은 살 떨리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첫째, 이 분쟁은 전통적인 영토 분쟁이다. 이는 세계화 때문에 영토 분쟁이 사라졌다는 지배계급 사상가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둘째, 바로 세계화의 중심국들, 즉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일본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관계다)도 이 분쟁의 당사자다. 이처럼 세계의 3대 경제가 이 조그만 섬을 둘러싸고 잠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셋째, 두 적대자 가운데 일본이 더 공세적이었다. 보수적 민족주의자인 신임 일본 총리 아베 신조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귀환”을 선언했다. 아베는 〈워싱턴 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자국 경제에 필요한 천연자원을 확보하려고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

미국의 처지에서 볼 때, 이런 경쟁 관계는 자국에 유리하다. 물론 오바마 정부는 태평양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강력한 경쟁국들(무엇보다 일본과 인도)을 포섭해 중국을 가둘 수 있다면,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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