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사업의 파산이 확정되면, 코레일은 자본이 상당히 잠식돼 채권 발행 등을 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2012년 말 코레일의 자본금은 8조 8천억 원에 부채는 11조 원 수준이다. 그런데 자본금 중에는 용산 땅값 5조여 원이 이미 포함돼 있어, 이 땅값을 제외하면 코레일의 부채비율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돈줄이 막히지 않도록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려 주겠다면서, 경비 절감, 인원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또, 코레일이 국유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려 해서 문제가 생겼다며, 코레일이 소유한 역사(驛舍) 등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얼마 전까지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며 추진했던 역사 환수를 용산 사업 파산을 빌미로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다.
코레일 사측도 “인력 구조조정을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조만간 ‘희망퇴직’과 비정규직 확대 등을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도 흘러나오고 있다. 자신들이 망쳐 놓고서 애먼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후안무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용산 개발 사업 파산과 코레일의 손실은 완전히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책임이다. 부동산 거품이 엄청나게 커진 게 분명했는데도, 이명박이 임명한 전 코레일 사장 허준영과 전 서울시장 오세훈이 합작해 용산 개발 사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 자들이 예상 수익을 뻥튀기하며 사람들을 끌어모은 과정은 ‘단군 이래 최대 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 보건복지부 장관이자 용산구 국회의원인 진영조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리하게 통합 개발을 추진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 책임은 가린 채 전 정권만 탓하며 노동자와 평범한 대중에게 고통을 떠넘길 의도를 보이고 있다.
돈에 눈이 먼 정치인과 경영진의 책임을 철도 노동자들이 져야 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철도 노동자 인력 감축과 비정규직화는 더 큰 철도 사고를 낳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다.
용산 파산을 빌미로 한 철도 구조조정은 조금치도 정당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