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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이장우 씨에 대한 답변

 이 글은 이장우 씨가 보낸 독자편지 '이갑용 후보의 강조점을 일반화해 해석한 듯'에 대한 답변이다.

이장우 씨는 제가 이갑용 후보 측의 “강조점을 일반화시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장우 씨가 이갑용 후보 측의 강조점을 두루뭉술하게 해석해, 노동자들이 이갑용 후보 측의 주장을 제대로 인식하고 문제점을 경계하지 못하게 만드는 듯합니다.

먼저, 산별노조 문제를 봅시다. 지역 조직 강화론에는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 산별연맹을 재편하고 지역조직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제2의 산별노조운동). 그러나 이갑용 후보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현재의 산별체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역본부 중심의 조직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별체계가 구조적으로 민주노총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 이갑용 후보 측은 산별구조가 “대공장, 정규직의 운동”이므로 바뀐 시대의 새로운 과제에 비춰 부적절한 구조라고 봅니다.(인용 출처: 이갑용 선본 정책자료집 ‘새로운 총연맹을 위한 전략’, ‘민주노총 7기 미조직·비정규 사업방향에 관한 의견에 대한 이갑용-강진수 선본의 답변’)

둘째, 소위 “자본 세력과 연대”하는 “내부의 적”과 “단절”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노동조합 내에서 특정 노선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고, 그와 다른 지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건설적 대안이어야지 종파주의를 강화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갑용 후보는 민주노총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조합원들을 단결시키려 하기보다는 통합진보당 지지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지도자들과 지지자들을 싸잡아서 말입니다. 이갑용 후보가 울산 유세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저를 지지하지 않아도 좋다”고까지 말한 데서 이 점이 잘 드러납니다.

이갑용 후보는 야권 연대를 지지한 세력과 통합진보당 지지 세력을 “우파”로 규정하고(사실상 이들을 운동세력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좌파들이 판치는” 민주노총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번번이 맥락상 단지 투쟁을 중심에 놓겠다는 의미로만 들리지 않고, 오히려 “우파”와 단절하고 좌파의 노조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실제로, 이갑용-강진수를 후보로 낸 좌파노동자회는 “좌파노조 건설”을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이 민주노총의 혁신인지 새로운 노총 건설인지는 모호하게 처리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 문제를 둘러싼 내부의 이견을 반영하는 것인 듯합니다. 사실, 이갑용 후보 선본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는 새로운 노총에 기운 주장을 펴 왔습니다.(허영구, 《새로운 시대의 총연맹, 좌파노총》, 좌파노동자회의 웹사이트를 참고하시오.)

이갑용 후보는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나온 공인인 만큼, 좌파노동자회의 ‘좌파노조’론에 담긴 모호함을 반영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특히,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의 독자적 좌파노총론과 선을 긋는 것인지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셋째, 비정규직 노동자 운동과 그 조직화를 중시하자는 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좌파 내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정규불안정노동의 확대를 과장하거나, 정규직 조직노동자들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포섭된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이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이런 분석에 기초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추구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금융수탈체제”니 “불안정노동사회”니 하는 것이 단지 유행 쫓기가 아니라면 그것이 내포한 실천적 함의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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