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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가정 양육 유도가 아니라 국공립시설 확충을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은 무늬만 무상보육일 뿐 문제가 많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보육 정책들도 문제투성이라 부모들의 비판과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가 올해부터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0~2세 아동의 가정에 지급하는 양육 수당을 현금에서 바우처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애초부터 구체적 계획과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정책을 시행한 정부는 이제 와서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 수당이 영어 학원 등록 등으로 남용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든다.

기저귀 값도 안 되는 돈을 지원해 주면서 사용처를 제한하는 바우처로의 전환은 실수요자의 상황과 요구는 외면한 채 정부의 행정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최근 여성가족부 장관은 손자녀를 기르는 할머니들에게 월 40만 원씩 현금을 주는 ‘손주 돌보미 사업’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조부모가 양육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를 위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 것은 맞다.

가장 좋은 대책은 국가가 싸고 질 좋은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국가의 양육 책임을 할머니들에게 전가하고, ‘보육은 가족 관계 내에서 해결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들에게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도 황당하다. ‘육아 등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정부의 여성차별적 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러나 이조차도 12개월 미만 아이를 돌보는 경우만 지급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고,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여러 가지 보육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가정 양육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혼란을 줄 것이 아니라 국가 책임하에 공공성을 강화한 정책으로 진정한 무상보육을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