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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가 ‘영국병을 고쳤다’는 거짓말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대처가 “그냥 나라를 이끌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원했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들도 대처가 ‘영국병을 고쳤다’고 떠들고 있다.

우파들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많은 좌파들도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고는 자신의 우경화를 정당화하곤 한다.

그런 좌파들은 노동계급 조직과 투쟁은 이제 가망이 없다고들 한다. 또 신자유주의 시대에 개인주의가 퍼져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이 깡그리 없어졌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들은 대부분 과장된 것이다.

대처가 영국의 노동자, 특히 광원들에게 커다란 패배를 안겨 준 것은 사실이다. 이 패배로 노동계급의 자신감과 전투성이 크게 꺾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처가 영국의 노동계급을 완전히 박살낸 것은 아니었다. 광원들이 패배한 이후에도 중요한 파업들이 벌어졌다. 1988년에 포드 노동자들이 임금을 놓고 벌인 투쟁은 젊은 노동자들의 높은 전투성을 보여 줬다.

1989년에 런던지하철, 철도, 지방정부, BBC 노동자들이 공공부문 임금 문제를 놓고 투쟁을 벌였다. 많은 노동자들이 정부한테서 더 높은 임금 인상을 따냈다.

1980년대 말에 대략 1천만 명이 노동조합원이었고, 그중 절반가량은 고용돼 있었다. 대처의 공격에도 영국은 노동조합 조직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다.

대처는 집권 기간 동안 영국 자본주의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했다. 대처는 임금을 낮추고, 노동강도를 높이고, 공공지출을 줄이고, 노동조합을 탄압했다.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자 임금을 20퍼센트는 삭감해야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처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처는 공공부문 임금을 깎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전력 노동자들의 임금은 10퍼센트 넘게 올랐고, 구급차 노동자들의 임금도 7퍼센트 올랐다.

10퍼센트

공공지출도 원하는 만큼 줄이지 못했다. 1980년대 초반에 국가총생산(GDP)에서 공공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되레 늘었다.

소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몇몇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긴 했지만, 대부분은 신용 거품 덕택이었고 그마저도 1980년대 말 거품이 터지자 경제는 다시 침체했다.

대처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대처가 문제 해결에 실패하자 보수당 내에서 분노가 폭발했고 결국 대처를 버리게 된 것이었다.

영국 국민 다수가 대처의 사상에 동의하게 된 것도 아니었다. 1987년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처를 지지한 사람은 소수였다. 이윤을 어디에 써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겨우 4퍼센트만이 주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처는 1983년 선거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뒀지만, 겨우 9퍼센트만이 공공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처는 지배자들의 공격수로서 평범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공격했지만, 그의 뜻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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