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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자가 좌파의 대안 모델이라는 주장의 허점

지난해 그리스 총선에서 시리자는 돌풍을 일으키며 국제적으로 좌파의 관심과 기대를 사로잡았다.

시리자에 큰 기대를 거는 좌파들의 정서는 2000년대 초 유럽 곳곳에서 시도한 급진좌파 연합체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상황과 관계 있는 듯하다.

사회주의자들은 시리자 같은 급진좌파의 성장을 환영한다. 급진좌파의 성장은 반긴축 정서가 얼마나 광범한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좌파는 더 나아가 시리자 같은 범좌파 정당이면 충분하고, 독자적 혁명정당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리자는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보다 좌파적이지만 근본적으로 좌파 개혁주의의 한계가 있다. 즉, 자본주의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이 체제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제약하려 드는 개혁주의의 특징을 공유한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시리자는 거듭 우경화했다. 5월 선거 때는 ‘유럽연합이 강요한 긴축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하다가 6월 선거 때는 ‘트로이카와의 협상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최근에도 시리자는 투쟁보다는 정치적 변화, 즉 새 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운동에서 제기되는 급진적 행동과 거리를 둔다.

시리자 대표 치프라스가 유럽 지배자들을 만나 안심시키려 애쓴 것, 파시스트 정당인 황금새벽당과도 공조하는 독립그리스당 대표를 만나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한 것 등이 그 사례들이다.

나치를 물리치고 반긴축 투쟁을 성장시켜 운동이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향하도록 하려면 독자적인 혁명적 좌파 조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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