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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도 계속된 쌍용차 투쟁 연대:
“노동자를 짓밟는 정부·경찰이 악랄한 ‘슈퍼 갑’입니다”

최근 무차별 채증과 소환장 남발을 이용한 마구잡이식 처벌과 탄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반부터 위기인 박근혜 정부가 탄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레프트21〉 기자 김지윤 동지에게도 검찰과 법원은 지난해 6월에 열린 “함께 살자! 희망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벌금 1백50만 원을 내라는 약식명령을 내렸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투쟁에 연대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지윤 동지는 약식 명령에 응하지 않고 부당한 탄압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5월 16일 오전 11시 2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안시현, 이재일 변호사는 소견서에서 검찰의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경찰이 지하철 입구를 봉쇄하는 등 일방적으로 집회를 방해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 ‘마구잡이로 채증한 사진을 증거로 사용해 소환장을 발부한 것은 불법이며 부당하다’, ‘집회에서 발생한 문제들의 책임을 모두 개인 참가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등. 이에 따라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 변론의 결론이었다.

검사는 채증된 사진이 김지윤 동지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입증한다는 핑계로 ‘해적기지 인증샷’이나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 후보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비열하게도 이 사건과 무관한 내용을 섞으며 은근히 ‘종북 마녀사냥’도 이용하려 한 것이다.

변호인들은 이것도 사건과 무관한 사진들이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핵심적 증거라고 제출한 내용들이 모두 반박당하자 검사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고, “계획을 짜보겠다”는 궁색한 말로 시간을 끌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검사의 오기 때문에 추가로 재판 일정이 잡혔다. 원래는 이날 1심이 끝날 예정이었다.

핵심적 증거?

반박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검사의 자신감 없는 모습도 한심했지만, 이 재판의 백미는 김지윤 동지의 최후 진술이었다.

김지윤 동지는 권력의 끔찍한 탄압을 받은 평택공장을 “야만이 지배하는 전쟁터였다”고 묘사했다. 노동자들을 짓밟았을 뿐아니라 그에 뒤따른 24명의 죽음을 방치한 정부를 비판했다.

“대선 전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새누리당은 당선 이후 그 약속을 쓰레기통에 내던졌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말하는데 도대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노동자들에게 살인이나 다름 없는 해고를 강요하는 회사, 살려달라는 절규를 짓밟는 정부와 경찰이야말로 이 사회의 ‘슈퍼 갑’입니다.”

“[6월 16일 대회에서] 대한문으로 행했던 수천 명의 걸음이야말로 우리 사회 희망의 증거였습니다. 오히려 이 걸음을 막아서고 협박하고 참가자들에게 무더기 소환장을 날리는 경찰과 정부야말로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지윤 동지를 응원하러 온 10여 명은 김지윤 동지의 속시원하고 감동적인 최후진술을 듣고 박수를 쳤다. 우리도 김지윤 동지처럼 “쌍용차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살인과도 같은 정리해고가 사라질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함께 할 것”이다.

다음 재판은 7월 2일 오전 9시50분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투쟁에 많은 동지들의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

김지윤은 무죄다! 검찰과 경찰, 이명박과 박근혜가 유죄다!

김지윤 동지의 최후진술문

검찰은 제가 지난해 6월 “함께 살자! 희망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청구했습니다. 그 대회의 의의와 참가 이유를 밝히겠습니다.

6월 16일 대회의 사회적 배경 1. 정리해고

지난해 6월 열린 희망 걷기 대회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열렸습니다.

2009년 쌍용차의 소유주였던 상하이차는 경영위기를 이유로 노동자 2천6백46명을 해고했습니다 노동자 두 명 중 한 명이 거리로 나앉게 된 것입니다. 제대로 된 투자는커녕 이윤과 핵심기술 빼가기에만 혈안이었던 상하이차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오죽하면 해고를 하겠냐”며 먹튀자본을 옹호했습니다. 살고 싶어 공장을 점거하고 저항하던 노동자들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을 퍼부으며 짓밟았습니다. 국가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먹튀 자본의 편에 섰습니다. 깊어가는 경제 위기의 고통과 책임을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한 이명박 정부는 쌍용차를 본보기가 삼았습니다.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테이저건을 쏘고 최루액을 헬기로 살포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최루액을 씻어낼 물조차 없었습니다. 경찰은 먹을 것, 마실 것을 모두 차단했습니다. 의료진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2009년 평택 공장은 야만이 지배하는 전쟁터였습니다.

6월 16일 대회의 사회적 배경 2. 잇따른 죽음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야만이 비극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3천여 명이 공장에서 쫓겨나고, 가족이 파괴되고, 쌍용차에서 일했다는 사실 때문에 취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 고통 속에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2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삶은 고통입니다.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닐까 두려워하고 꿈에서 자살을 하는 노동자들과 해고자들에게 하루하루는 전쟁입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이들이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외쳤던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은 현실이 됐습니다.

상하이차가 기술유출과 회계조작으로 회사를 거덜내고 정부가 이를 방조해 생긴 문제를 왜 노동자들이 책임져야 합니까.

부도 이전 생산량을 회복한 지금도 해고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대 주주 마힌드라는 재고용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쳤습니다. 대선 전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새누리당은 당선 이후 그 약속을 쓰레기통에 내던졌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말하는데 도대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6월 16일 대회의 취지 : 저항과 연대

노동자들에게 살인이나 다름없는 해고를 강요하는 회사, 살려달라는 절규를 짓밟는 정부와 경찰이야말로 이 사회의 ‘슈퍼 갑’입니다.

쌍용차 부실과 매각·먹튀의 책임자들, 부동산 투기와 탈세·병역기피 등 온갖 부정부패로 범벅된 사람들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정의라면 저와 같은 수많은 청년들은 대체 어디에서 미래와 희망을 찾아야 합니까.

쌍용차 문제는 사회적 의제가 됐습니다. 공지영 작가가 쓴 《의자놀이》는 5만 부가 넘게 팔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쌍용차 문제에 자신의 불안정한 처지와 미래를 투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향한 지지와 연대가 멈추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6월 16일 대회는 이 사회적 의제를 해결하려는 자리였습니다. 67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쌍용차범대위와 경향신문사 등 여러 언론사들이 이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여러 저명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대회 참가를 독려했습니다.

이들 모두가 문제의 해답이 함께 하는 우리에게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저 역시 죽음의 책임자인 정부와 사측을 향해 항의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저항하자고 외치는 우리들이야말로 이 비극을 멈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6월 16일 대회는 그 힘을 모으는 자리였습니다. 여의도에 모여 대한문으로 행했던 수천 명의 걸음이야말로 우리 사회 희망의 증거였습니다. 오히려 이 걸음을 막아서고 협박하고 참가자들에게 무더기 소환장을 날리는 경찰과 정부야말로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만일 법정에서 저에 대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면 그것은 곧 죽음을 막고 정의를 실현하려 한 수천 명의 시민들이 유죄가 되는 것입니다. 함께 살자는 연대의 정신을 실현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처벌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살인과도 같은 정리해고가 사라질 때까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그것이 이 땅의 양심을 지키려는 청년이 해야할 일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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