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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손배가압류

계속되는 손배가압류

울산지방법원 민사3부(재판장 박희승)는 2001년 정리해고 반대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태광산업대한화섬 해고자 19명에게 1억 9천만 원의 손배가압류 판결을 내렸다.

2001년 태광·효성·고합 노동자들은 김대중 정부의 화학섬유부문 구조조정에 3사 연대 파업으로 맞섰다. 경찰과 구사대는 정말이지 막가파식으로 진압했다.

석 달 가까이 버틴 이 영웅적인 저항은 아쉽게도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부와의 정면 대결을 회피함으로써 패배했다.(당시 투쟁에 대한 평가는 월간 《다함께》 3호 ‘민주노총 수배 간부들의 자진출두 이면’을 참조하시오.)

이 패배로 전체 태광 조합원의 절반에 가까운 9백61명이 해고당했다. 회사측은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해 우파 노조를 세운 후, 위원장 선거를 간선제로 바꾸고 민주노총에서 탈퇴시켰다.

회사측의 지독한 현장 탄압과 노조 간섭에 항의해 작년에는 노조 사무국장 박동준 씨가 공장 옥상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태광은 2001년 “적자가 예상된다”며 정리해고를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흑자 기업이다. 흥국생명 노조 간부들에 의하면 “태광그룹은 1997년에 상속세 1천60억 원을 모두 현금으로 냈을 정도로 돈이 많다.” 태광은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에게 10억 5천만 원, 노무현에게 5억 원을 갖다바쳤다.

“과도한 손배가압류가 없어지게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노무현은 약속했지만 집권 6개월 만에 두산중공업에서 배달호 씨가, 1년 만에 한진중공업에서 김주익 씨가 손배가압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5월 19일 태광 해고자들도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해고자들은 법정에서 “3년의 해고 생활 속에 쌀이 떨어져 막노동판을 전전했다. 그것마저 태광 해고자라는 게 드러나면 쫓겨난다. 이 판결은 우리 보고 나가서 죽으라는 얘기다. 도대체 몇 명이 더 죽어야 하는가?” 하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분노한 노동자들은 고함을 질렀고, 가족과 아이들은 함께 울음바다가 됐다.

한 해고자는 이렇게 절규했다. “우리는 무너지지 않는다. 반드시 이겨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살아서 못 돌아가면 영혼이라도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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