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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학생들의 투쟁으로 학교의 구조조정 시도를 막아내다

대학가 곳곳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인하대에서는 2011년에 독일언어문화전공이 사라지고 문화경영전공이 생긴 바 있다. 그런데 4월 30일 학교 당국은 또다시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2014년부터 예술체육학부를 분리해 다른 단과대에 통합하고 아태물류학부를 아태물류학과로 격하하는 내용이었다.

예술체육학부는 2004년에 설립됐고, 네 개 학과(미술전공·시각디자인전공·연극영화전공·생활체육전공)로 이뤄져 있다. 학교 당국이 애초에 제시했던 ‘발전 계획’은 미술전공과 시각디자인전공을 더 세분화하고, 음악전공도 신설해서 ‘예술대학’과 ‘체육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안은 오히려 미술전공·연극영화전공은 문과대학으로, 생활체육전공·시각디자인전공은 생활과학대학으로 흡수시켜 버리는 것이었다. 학교 당국은 분리·통폐합의 이유로 “(취업률 저조로 인한) 문과계열 위상의 하락을 막고”, “정부의 예술 관련 프로젝트나 연구 사업을 따내”는 것 등을 내세웠다.

학교의 구조조정 시도에 항의하는 학생들 ⓒ제공 이광훈

아태물류학부도 2004년 신설돼, 차후 물류대학으로 격상될 ‘발전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2009년 국제경영인증(AACSB) 제도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경영대학으로 흡수·통합시켰다. 이번에는 아예 과로 격하시키려고 하면서, 학교 당국은 아태물류학부에 전액 장학금이 여럿 있지만 그만큼 “아웃풋”(결과)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 당국의 급작스럽고 일방적인 학제 개편 계획에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예술체육학부와 아태물류학부 학생회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과를 구분하지 않고 광범한 서명도 받았다. 문과대학 학생회는 구조조정 찬반 설문조사를 벌이고, 확대간부총회를 소집했다.

5월 7일 예술체육학부 학생들은 팻말을 들고, 학내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쳤다. 9일에는 아태물류학부 학생들이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고 팻말을 들고 학내 행진을 했다.

이런 행동들 직후에 학교는 예술체육학부와 아태물류학부를 기존처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하고, 단결해 행동하고 더 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학교의 구조조정 시도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학교 측이 취업률 등을 이유로 학제 개편 같은 구조조정을 시도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경제 위기가 깊어져 취업이 쉽지 않고,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번 통쾌한 승리의 경험은 앞으로의 싸움에서도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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