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화하자더니 또 35명 연행한 박근혜: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고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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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동자연대다함께가 6월 18일 발표한 성명이다.
박근혜 정부가 해고자 원직 복직을 요구하던 공무원노조 조합원 35명을 또다시 무차별 연행했다. 공무원노조가 최근 설립신고, 해고자 복직, 총액인건비제 폐지를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벌써 세 번째 대량 연행이고 누적 연행자 수가 124명에 이른다.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요구에 돌아오는 것은 폭력과 탄압뿐인 것이다. 노동자가 단결할 권리는 빼앗을 수 없는 기본권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서 계속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를 반려하고 있다. 해고자가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의 단결권을 제약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노동기구도 ‘노조 설립의 형식적 절차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적용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해고자는 조합원 자격이 당연히 있을 뿐 아니라 즉각 복직돼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악법에 맞서서 앞장서 투쟁하다가 해고됐다. 전체 공무원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 용기있는 투사들이자 소중한 동지들인 것이다.
재벌총수,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들은 걸핏하면 사면받는데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기본권을 요구했던 이 해고자들이 복직 못할 이유는 없다.
공무원 신규채용을 가로막는 총액인건비제도 즉각 폐지돼야 한다. 이 제도는 늘어나는 행정 수요에 걸맞는 인력 채용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확산을 부추겨 왔다. 올해 들어 4명의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큼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따라서 총액인건비제를 폐지하고 양질의 공무원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이런 요구가 정당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는 지난해 10월에 5만여 명이 모인 총회를 개최하는 등 굳건히 노조를 지켜 왔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등장 이후에도 끈질긴 투쟁을 벌이며 연대를 추구해 왔다. 이에 밀려 박근혜 정부조차 최근 이런저런 방식으로 공무원노조와 ‘대화’에 나서고 있다. 10년 만에 안전행정부 장관이 공무원노조와 대화 자리에 나왔고, 노동부도 협상에 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대화를 하자더니, 또다시 대규모 연행을 자행한 것이다.
특히 오늘의 연행 사태는 민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 오늘 오전에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공무원 해고자 복직 특별법’을 국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 계기였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듣고 공무원노조가 민주당에 항의 방문을 갔지만, 민주당은 면담도 응하지 않았고 결국 연행 사태가 벌어졌다. 이것은 민주당이 결코 투쟁하는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사례다.
연행 사태 이후,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다시 ‘공무원해고자 복직 특별법을 이번 국회에서 상정하겠다’고 말을 바꿨지만 여전히 미덥지 않다.
역대 모든 정부가 온갖 징계와 협박, 연행과 구속으로 공무원노조를 굴복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설립신고, 해고자 복직, 총액인건비제 폐지를 요구하는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투쟁과 그에 대한 연대는 굽힘이 없을 것이다.
공무원노조 정당하다!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