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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항의하라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항의하라

김어진

자본주의 세계화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화가 약속한 것들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빈곤은 더 늘어났고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졌고 대형 부패 스캔들은 거듭됐다.

그래서 조지 소로스 같은 자는 “안전망을 갖춘 세계화”나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주창한다. 저명한 세계화 찬성론자인 프레드 버그스텐 같은 자는 “양심을 가진 세계화”를 말한다.

세계경제포럼 홈페이지는 위와 같은 미사여구들로 가득하다. 세계경제포럼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겪는 정당성의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탈출구와 전략을 개발하는 기구다.

“지구적 공공이익 속에서의 기업”, “지속가능한 사회적 발전과 경제적 진보”, “민주적인 공동체”, “다양성과 협력”. 누가 들어도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 표어들이다.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는 세계경제포럼이야말로 “특별히 세련된 감각을 지닌 세계화 기구”라고 칭송한다.

교활한

그러나 그 “감각”의 정체는 더럽고 추하다. 다음은 세계경제포럼의 표어들이다.

  • “빈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 세계경제포럼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시티은행과 론스타 같은 회사의 간부들이자 IMF 같은 금융 기구의 전 간부들이었던 인사들은 빈국의 경쟁력을 높인다며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했다.
  • “갈등의 원천이 되는 물을 변화의 촉매제로 만들기”, “물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NGO, 그리고 기업을 끌어들이기” - 1조 달러의 시장을 창출할 물 사유화는 다국적기업한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물이 이윤 긁어모으기의 촉매제가 되는 동안 1천만 명이 사는 마닐라 시의 40퍼센트가 물 부족으로 고생하고 상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물 가운데 절반이 중간에서 누수된다. 한국 정부는 이런 미래를 선물하겠다며 상수도 사업 공사화를 내년까지 마칠 참이다.
  • “세계보건기구와 기업들이 에이즈와 말라리아와 투쟁하기” - 2000년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에이즈로 3백만 명이, 말라리아로 1백만 명이 죽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회의는 에이즈 치료에 일정한 비용을 지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거대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무한정 보장하는 지적재산권을 숭상하고 수호한다.
  • “지구적 정보기술 네트워크와 세계적인 지식 허브” - 이 표어 아래 너도 나도 미친 듯이 돈을 쏟아 부은 결과 1990년대 만들어진 통신설비의 단지 2.5퍼센트만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4조 6천억 달러나 되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돈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 “노령인구를 먹여살릴 연금” -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는 지배자들은 하나같이 보험금은 올리고 실수령액은 낮춰 거둔 막대한 돈을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고이즈미도 그랬다. 노무현은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처를 선정한 자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까지 만들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거짓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자본주의 세계화의 교활한 이데올로기 기구다.

이 기구가 세계를 망치는 데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회의를 후원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봐도 알 수 있다.

엔론 사태 때 이윤 부풀리기 회계조작으로 더욱 유명해진 메릴린치 투자은행, IMF 이후 한국 금융시장에 깊숙이 진출한 도이치방크, 약탈적 기업 행위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사, 혹사 공장으로 유명한 나이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뒤에 그 나라들에서 컨설팅으로 돈을 벌어들인 KPMG….

국제적 정당성

노무현 정부는 이 기구의 서울 회의를 적극 활용하려 들 것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이 회의가 조용히 치러지지 않는다면 어떨까?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장밋빛 약속과 그럴듯한 표어들이 다 거짓말이라고 외치는 항의 행동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12일과 13일의 항의 행동 같은 반신자유주의 시위가 계속될수록 자본주의 세계화의 정당성은 더욱 도전받게 될 것이다.

아시아의 최대 파병국을 자임하는 노무현에 반대하는 시위는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위싱턴의 위험한 도박꾼들을 더욱 궁지로 몰 수 있다.

한국 사회운동이 6월 중순 “글로벌 엘리트들의 전당 대회”에 항의하는 시위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충분한 이유가 있다. 교활한 자본주의 기구에 항의하고 미친 우선순위에 도전하는 운동은 투사들의 시야를 더욱 넓힐 것이다. 자신감과 투지를 드높일 것이다. 대안 세계에 대한 열망을 더 북돋울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회운동의 토양을 더욱 기름지게 할 것이다.


조직위원회가 닻을 올리다

5월 24일에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정상회의 반대 공동행동 조직위원회가 출범했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민중연대, 한국노총, 공무원노조, ‘다함께’, 한총련 등 많은 단체들이 조직위원회에 참가했다.

공동행동에는 아시아의 많은 활동가들도 참가한다. 일본의 활동가들 60여 명도 12일부터 서울 행동에 참가한다. 지금까지 확정된 일정은 다음과 같다.

● 6월 12일 7시 광화문 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 파병반대 집회(10시부터 12시까지 전야제)

● 6월 13일 오후 3시 본집회

항의 행동 일정 관련 정보들은 http://antiwef.jinbo.net를 참조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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