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그것은 우리 교육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7월 9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가 국정원 사태에 대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교조 지도부는 “국가 권력이 나서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사태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시국선언의 취지를 밝혔다. 더불어 “국정원은 대통령 선거에 광범위하게 개입해 여론조작을 진행하고, 전교조, 민주노총 등 민주세력들을 내부의 적,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며 공안조작을 주도해 왔다”고 폭로했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은 그동안 많은 탄압을 받아 왔기 때문에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6월과 7월 4만 5천여 교사들이 두 차례 ‘교사 시국선언’과 ‘민주주의 수호 교사선언’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교사 17명이 해임됐다.
시국선언에 대한 탄압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진실은 그것이 얼마나 위선이었는지 보여 준다.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 이데올로기는 교사들의 사고를 검열하게 하고 입을 막았다. 교사들은 정치적 판단능력이 미숙한 학생들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수업 시간에는 침묵을 강요받았다. 시험 문제에 이승만 비판을 담았다는 이유로, ‘백년전쟁’ 다큐멘터리를 학생들한테 보여 줬다는 이유만으로 탄압을 받았다.
정부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재갈을 물리고 자본주의 경쟁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교육해 왔다. 해마다 천안함 사건 동영상을 동원해 남북 간의 평화보다 긴장을 강조해 왔다.
최근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는데, 이 교과서는 역대 독재 정권의 통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정치중립 이데올로기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분명히 보여 주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경찰의 사건 은폐의 몸통인 이명박근혜에 분노한 교사들은 ‘권력의 교사’이기를 거부했다. 이러한 시국선언 운동은 일반 교사들에게 더욱 확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