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이 모인 7월 13일 국정원 규탄 집회:
쟁점을 결합하며 눈덩이처럼 커지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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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게 납치된 민주주의를 구출하기 위한 촛불'이 점점 커지고 있다.
7월 13일 2만 개의 촛불이 시청광장을 가득 메웠다. 며칠 새 박근혜, 새누리당과 우파 언론들이 역겨운 ‘귀태 총궐기’를 일으키며 물타기를 한 것이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이 이런 우파의 호들갑에 금세 무릎 꿇은 것도 운동의 성장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앞서 열린 'KTX 철도 민영화 반대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던 철도 노동자들이 대거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도 매우 고무적이었다.
자연스럽게 국정원 규탄 촛불과 철도 민영화 반대,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목소리가 만났다. 철도 노동자가 무대에 올라와 '국민의 철도'를 팔아 넘기려는 박근혜를 규탄했고, 많은 촛불들이 이에 호응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무대에 올랐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되고 또 5년은 못 살겠다.' 대선 끝나고 이틀 후 목을 맨 노동자 유서입니다. 국정원이 아니었다면, 부정선거가 아니었다면 최강서가 목을 맸을까요? 대선 이후 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갔을까요? 국정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하며 국정원을 규탄했다.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도 뻔뻔한 정권, 쌍용차 정리해고를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한 게 밝혀지고 국정조사 약속을 해놓고도 쌩까는 정권, 스물네 명이 죽었는데, 지부장을 구속하고 대한문 분향소를 수시로 짓밟습니다.
“대법원에서 정규직 판결을 받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70일째 고공철탑에 매달려 있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을 만나기 위해 7월 20일 울산으로 내려갑니다. 기적의 희망버스, 그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들을 다시 모아주십시오."
김진숙 지도위원의 호소에 참가자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집회에는 많은 민주당 의원과 진보정당 의원들도 참가했다. 특히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촛불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면서 무대에 올랐다.
“다카키 마사오”
이정희 대표는 "다카키 마사오가 반공해야 한다면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유신독재 철권을 휘둘렀는데,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까지 국정원을 동원해 종북 공세를 만들어 권력을 차지한 사실이 드러나면 정통성이 무너진다고 두려워"한다면서 "민주주의 파괴집단 국정원은 해체돼야 합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거짓으로 가득 찬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분노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합니다. … 철도, 전교조, 많은 노동자와 민중이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에 피해자”라며 “이 자리에 나온 모두를 반기고 지켜줘야 우리 힘이 커진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특히 이정희 대표는 “국정조사가 끝나는 8월 15일에는 이 자리에 10만 명이 모여야 한다”고 투쟁의 확대를 강조했다.
노회찬 대표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는 불법"이라며 "대통령 지시 없이 마음대로 공개한 것이면 즉시 해임시켜야 하고, 그게 아니라 대통령이 지시를 했다면 박 대통령이 사임해야 합니다"하고 말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촛불의 분노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용마 MBC 해직 기자는 무대에 올라와서 "국정원 국내 정치개입 문제를 어느 언론에서 속 시원히 말하고 있느냐"며 "언론의 자유 없이는 민주주의가 제자리에 설 수 없습니다. 언론 개혁에도 힘을 모아 주십시오"하고 말했다.
102일 된 아기를 안고 무대에 오른 가족도 국정원 규탄 촛불 집회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들을 비판했다.
물론 기성 언론과 방송들은 2만의 촛불도 또 못 본척하고 있다. 게다가 ‘귀태 총궐기’로 민주당을 굴복시키며 재미를 본 우파 언론들은 이정희 대표의 “다카키 마사오” 발언을 또 꼬투리 삼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촛불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지금 거듭해서 촛불이 커지는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정원에 대한 분노 때문만이 아니다. 그 밑바탕에는 복지 먹튀, 민영화 추진, 최저임금 쥐꼬리 인상, 언론 장악 등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켜켜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 반대, 복지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다양한 요구와 투쟁의 결합이 필요하다.
다양한 요구와 쟁점이 제기된 7월 13일 집회는 이것이 현재의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필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