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주머니 털어 재벌 퍼주는 세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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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투자하는 분은 업어드려야 한다”고 나서자, 경제부총리 현오석은 새만금에 가서 진짜로 사장 한 명을 업어주는 ‘어부바’ 쇼를 벌였다.
그리고는 일주일 만에 ‘부자 감세 노동자 증세’ 세금 개악안을 들고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3 세법개정안’은 “소득·소비과세 비중을 높이고, 법인·재산과세는 성장친화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심지어 “상속증여세는 … 높은 누진세율 체계 등으로 인해 경제행위에 미치는 영향이 큼”이라는 헛소리까지 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이 OECD 평균보다 전체 세금 수입 중 소득세 비중이 낮고 법인세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정당화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노동자 소득이 높거나 세금이 적어서가 아니다.
재벌들이 체불한 통상임금만 최소 20조 원이 넘고, 마땅히 정규직 임금을 받아야 할 현대차 비정규직 수천 명이 방치되는 현실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전체 국민소득에서 기업소득 비중은 늘어왔고, 근로소득은 줄어 왔다.
이번 세제 개악으로 노동자들에게 더 걷어 가려는 돈은 총 1조 3천억 원가량 된다. 연봉이 3천4백50만 원을 넘는 노동자 4백34만 명(전체 노동자의 28퍼센트)이 1년에 16만 원에서 1백만 원가량을 더 내야 한다.
청와대 경제수석 조원동은 “이 정도는 …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염장을 질렀다. “증세 없다”던 박근혜가 노동자들에게 이런 강도짓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경제 위기 고통전가다.
‘증세 없이 복지한다’던 박근혜의 약속은 결국 ‘복지 먹튀, 노동자 증세, 재벌 퍼주기’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조 원이나 세금이 덜 걷혔는데, 정부는 7월에 총 6조 원이 넘는 기업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런 계급 불평등 성격을 감추려고 소득공제를 폐지하고 세액공제를 늘리는 것이 연봉 3천만 원 이하 노동자들에게는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연봉 3천만 원 이하 노동자들의 임금이 영원히 안 올라가야 한다는 말밖에 안 된다.
조세도피처에 숨겨진 한국 돈이 9백조 원이 넘는다. 국세청이 뇌물 받고 깎아준 재벌 세금도 어마어마하다. 노동자들이 뭉쳐서 이런 돈으로 복지를 늘리라고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