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김상진 세종호텔노동조합 위원장이 쌍용차 집회 참가를 이유로 받게 된 재판에서 낭독한 최후진술문이다.
검찰은 제가 지난해 ‘5월 19일 쌍용차 추모 범국민대회’와 6월 16일 ‘함께 살자! 희망걷기 대회’, 그리고 올해 2월 23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해 ‘도로를 행진하고 연좌시위’를 벌여 교통을 방해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쌍용차 추모 범국민대회와 희망걷기 대회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발생한 22번째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함께 살자”라고 외치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올해 2월 23일 전국노동자대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절망에 짓눌린 노동자들의 죽음이 잇따르는 절박한 상황을 극복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국민행복시대’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민주노총이 제시한 5대 노동현안을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자리였습니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5대 현안은 사측의 탄압으로 죽음을 선택해야 했던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손해배상을 철회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때 공약했던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는 불법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 이행, 노조파괴가 자행되고 있는 유성기업 노조탄압 중단하라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정당하고 정의로운 요구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한 저의 행위는 정당합니다.
오히려 죄를 물어야 할 사람들은 회계를 조작해 노동자 2천6백46명을 해고하고, “함께 살자”고 외치며 저항하는 노동자들에게 테이져건을 쏘며 살인 진압을 하고, 결국 24명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지금까지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쌍용차 사측입니다. 또한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며 3백일 가까이 송전탑에 오른 노동자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희망을 만들자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소화기와 쇠파이프 등으로 폭력을 행사한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자본가들과 이 나라 정부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쌍용차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정리해고가 사라지고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이 이행되어 비정규직이 없어질 때까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함께할 것입니다. 그것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노동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