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드러난 철도공사의 구조조정 계획:
민영화로 가는 길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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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가 지난 6월 말 이사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인 ‘2013~201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과시킨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철도공사는 지금 이 안에 따라 어느 부분을 줄이고 인력을 재배치할지 조사하는 직무진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김대중 정부의 철도 민영화 방안을 마련한 악명 높은 ‘삼일회계법인’에 6억 원이나 주고 이 일을 맡겼다.
이 계획을 보면 철도공사는 올해 안에 인력을 1천1백1명 줄이고, 2017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2천2백37명은 충원하지 않고 기존 인원으로 충당하려 한다. 사실상 인력을 3천3백여 명이나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관사 1인 승무 확대 계획도 있다. 특히, 혼자 운행하면 매우 위험해 노동자들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화물열차와 중앙선 열차로까지 1인 승무를 확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차량·시설·전기 사업소를 통폐합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난 몇 년간 반복된 열차 사고의 주요 원인이 허준영 사장 시절 차량·시설·전기의 유지·보수 인원을 대폭 줄인 것이었음을 떠올려 보면, 이 부분의 통폐합은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역무, 정비·유지보수 등에 대한 외주화도 주요 방향으로 제시됐다. 수익이 나지 않는 열차 운행 감축과 역 무인화 확대도 포함됐다.
수익성만을 잣대로 이런 계획이 강행된다면 안전을 위협하고 공공 서비스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또한 4년 전에 벌어진 대규모 인력감축의 고통에 여전히 시달리는 철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번 구조조정 계획은 민영화 추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분할 민영화를 수월하게 하려면 미리 분할할 각 부문을 슬림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KTX 경쟁체제[민영화]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로 철도공사의 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미리 사업과 인력을 줄여 놓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구조조정은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과도 맥이 닿아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들에게 매년 부채 감소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고, 공공기관의 “선 자구노력”, 즉 강도 높은 구조조정 없이는 정부 지원도 없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미 철도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시도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열차 승무원들은 강제 전보에 반대해 조합원 전원이 한 달 이상 휴일근무 거부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자 철도공사 측은 열차편수가 급증하는 추석연휴 기간에 휴일근무 거부가 낳을 파장을 우려해 추가 강제 전보를 하지 않겠다며 협상 의사를 밝혔다. 물론 대구역 사고 이후 현장 통제를 강화하는 등 공사 측의 공격이 중단된 것은 결코 아니다.
지역 연대 투쟁으로 역 무인화를 백지화한 사례도 있다. 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는 주민과 지역단체들의 연대를 조직해 호남지역의 역 무인화 계획을 대부분 막았다.
철도공사는 하반기에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철도노조와 민영화 반대 운동 진영은 구조조정 저지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 구조조정 반대 투쟁은 직종별·지역별 대응에서 더 나아가, 노조 전체의 하반기 투쟁 계획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
코레일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 올해 안에 1천1백1명 감축
■ 2017년까지 신규 필요인력 2천2백37명, 직무진단 통한 재배치 등으로 충당
■ 기관사 1인 승무: 화물열차(49개), 중앙선 일반열차(32개) 등으로 확대
■ 차량·시설·전기 사업소 통폐합
■ 역무, 차량 분리·결합 작업, 단순 정비·유지보수 등 위탁 비율 확대(2012년 12.6퍼센트에서 2017년 15.9퍼센트)
■ 비수익 열차 운행 감축과 역 무인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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