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테러 사건:
제국주의 개입이 낳은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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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참사를 그저 몰지각한 테러로 볼 수는 없다. 소말리아 이슬람주의 무장 단체 알샤바브가 저질렀다고 밝힌 이 계획적인 공격으로 60명 이상이 죽었고, 거의 2백 명이 다쳤다.
2011년 10월 케냐군은 이웃 나라 소말리아를 침공했다. 이에 대응해 알샤바브와 지지자들은 지금까지 보복 공격을 50번 넘게 벌였고 이 때문에 적어도 70명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알샤바브의 공격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우간다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2010년 월드컵 결승전 날 밤, 폭탄이 여러 발 터져 6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희생자는 대부분 빈민이어서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케냐인 사회주의자 자히드 라잔은 “인종을 가리지 않고 부유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여서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이 공격 대상이 된 것이라고 한다. 케냐인 부유층은 대체로 웨스트게이트 같은 쇼핑몰을 폭력이 난무하고 속 터지는 케냐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식처로 여긴다.
혈액 은행
자히드는 이렇게 전했다. “구호의 손길이 몰려 왔습니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구호 활동에 나서고, [넘쳐나는 헌혈 자원자들을 받으려고] 임시 혈액은행이 시내 가장 큰 공원에 세워졌습니다. 테러범들은 무슬림과 비무슬림 케냐인을 갈라놓으려 했겠지만 실패했습니다.”
쇼핑몰 테러 이후, 케냐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는 국민 통합을 위한 투사인 척하고 있다. 그러나 케냐타는 2007년 대선 때 [1천 명 이상이 죽은] 부족 간 분쟁을 일으킨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자다.
1991년 미국의 후원을 받던 독재자 바레가 몰락하면서 소말라아 중앙정부가 무너졌다. 2006년 이슬람법정연맹이 소말리아에서 사실상 정부를 수립했고 알샤바브는 그 소속 단체였다. 이 정부는 미국이 지원한 침공으로 전복됐고, 그 뒤 알샤바브는 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 단체로 변모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롭 와이스조차 알샤바브가 “비교적 온건한 이슬람주의 조직”이었는데 침공 때문에 알 카에다 쪽으로 가게 됐다고 논평했다.
2008년 이후 알샤바브가 “초국가적 테러리즘 사상을 점점 더 수용하면서, 서방에 맞서 세계 전쟁을 이끄는 알카에다의 일부를 자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