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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드러나도 멈출 줄 모르는 핵 노름

10월 16일 신고리 3·4호기 핵발전소의 제어케이블이 성능 재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을 것이다. 이 제어케이블은 지난해 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 크게 논란이 된 부품이다. 그런데 한전은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내년 8월부터 신고리 3호기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한전의 계획대로 핵발전소가 가동됐다면 얼마나 끔찍한 사고로 이어졌을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더구나 한전은 이제껏 ‘내년 여름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신고리 3호기를 내년 8월에 가동해야 하고, 이 때문에 밀양 송전탑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주민들이 죽든 말든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기세다. ⓒ이윤선

그러나 제어케이블의 성능 재시험 실패로 이 계획은 물 건너 가 버렸다. 그러자 그동안 ‘여름 전력난’을 떠들던 정부는 돌연 “(예비전력을) 커버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하나의 거짓말을 덮으려다 또 다른 거짓말을 실토해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전은 사과는커녕 ‘내년 말까지는 가동하겠다’며 여전히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외부 세력’ 운운한 것도 모자라 ‘기획 체포’ 소리까지 들어 가며 현지 주민을 구속했다. 밀양의 주민과 활동가 들을 때리고 짓밟는 것도 여전하다.

UAE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신고리 3호기를 내년 말까지 가동할 수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도 사용된 적이 없는) 신제품의 성능 시험과 재설치, 시운전까지 12개월 안에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듯하다. 이 과정에서 온갖 비리와 부실 부품 사용 등의 문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은 밀양 주민들의 삶과 터전을 빼앗는 일일 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안전을 위협할 핵 노름이다. 우리의 안전과 건강 따위에는 관심도 없이 자기들의 배를 불리는 데만 혈안인 지배자들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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