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종차별 정책에 대한 정의로운 분노가 폭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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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종차별적 강제추방 정책에 프랑스 학생들이 도전했다.
10월 중순, 정부가 또래 청소년 둘을 강제추방한 것에 분노한 학생 수천 명이 중등학교(콜레즈와 리세)를 점거하고 거리에서 행진한 것이다.
핫칙 하차투리안(19)은 입에 재갈이 물리고 손발이 묶인 채 비행기에 실려 아르메니아로 추방됐다. 그의 부모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 아르메니아를 떠났고, 그는 부모를 따라 프랑스에 왔다.
로마인(‘집시’는 이들을 경멸조로 부르는 호칭이다)인 레오나르다 디브라니(15)는 통학버스 안에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체포됐다. 이후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코소보로 추방됐다.
레오나르다는 코소보에 가 본 적이 전혀 없고,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당연히 코소보 말도 할 줄 모른다.
10월 17일, 이에 항의해서 중등학교 수십 곳에서 항의 시위와 점거 투쟁이 시작됐고, 7천 명이 파리 시내를 행진했다.
샤를마뉴 리세 학생들은 “핫칙과 레오나르다를 데려와라. 그들이 살 곳은 여기다” 하고 외쳤다.
콜레즈 학생회(UNIL)에 속한 이반 드맹통은 “학생은 이주허가증이 있든 없든 누구나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 하고 말했다.
콜레즈의 다른 학생인 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삶의 터전이 프랑스에 있는 사람들을 추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야칫과 레오나르다 추방을 보며 오랫동안 참아 온 분노가 터졌어요.”
엠마(15)는 “이런 조건에서는 학생들이 안심할 수 없어요” 하고 말했다. 자신의 교사 몇 명도 행진에 참여했다고 했다.
허가증
프랑스대학생연합(UNEF)은 11월 5일 전국 시위를 호소했다. UNEF는 레오나르다와 야칫의 귀환과 학생 추방 금지를 요구한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로마인 1만 명 이상이 추방됐다.
우파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가 추방 정책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회당 올랑드 정부 역시 이 정책을 지속했다.
올랑드는 인기가 떨어지자 내무부 장관 마뉘엘 발스를 통해 우파의 인종차별 정책을 강화했다.
지난달 발스는 로마인들의 “생활양식이 [프랑스인들과] 충돌한다”고도 발언했다.
시위대는 그의 사임을 촉구해 왔다. 레오나르다 추방 이후에는 정부 안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교육부 장관 빈센트 뻬일롱은 “학교는 신성불가침”이라며 일과시간 중 추방을 단행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올랑드는 마지못해 개입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부모를 코소보에 두고 온다는 조건으로 레오나르다의 귀국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다 본인이 이 제안을 즉각 거절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당 대표 아흐렘 데시흐도 이를 비판했다.
지난 몇 년간 프랑스에서는 우파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해 왔다. 파시스트 정당인 국민전선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선두를 달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번 시위는 정부의 인종차별적 선동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