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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철도 기관사가 민영화의 민낯을 폭로하다

《철도의 눈물》 박흥수 지음, 13,000원, 후마니타스, 244쪽

기차가 출입문 고장으로 멈춰 섰다. 승객은 근처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직원은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건 저희 회사 일이 아닙니다.” 독일 마인츠 역에서 생긴 일이다.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라는 카드를 꺼낼 때마다 들이미는 핵심 논거는 효율성이다. 막대한 적자를 해결하려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효율성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의 눈물》 저자인 박흥수 동지는 18년간 열차를 운전해 온 철도 기관사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효율성’이라는 거짓 환상으로 뒤덮여 있는 철도 민영화의 민낯을 폭로하고, 그것이 가져올 비극을 경고한다.

저자는 대구 열차 사고 등 여러 사례를 들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안전 문제를 ‘장기적 고려 대상’으로 돌리는 것이 바로 저들이 얘기하는 ‘효율성’이라고 고발한다. 적자를 구실로 1인 승무 확산, 인력감축 등 철도 안전을 위협하는 조처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진정한 목적은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기업에 새로운 돈벌이 창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저자는 서울지하철 9호선의 실상이 ‘이와 같은 민영화의 참혹한 미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며 민영화는 ‘사회 양극화를 더 촉진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람보다 이윤이 먼저인 자본주의 체제는 끊임없이 악성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99퍼센트 노동자·민중이다. 저자가 책을 맺으며 말한 것처럼, 철도를 자본의 수익 창구로 만들어 버리려는 저들에게 철도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고삐 풀린 자본주의와 그 안의 바이러스들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민영화 저지 투쟁은 전체 노동계급의 삶을 위한 투쟁이다. 정부의 위선과 민영화의 폐해를 잘 설명하는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