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중소기업의 노동자로 밤늦도록 일할 때가 많다. 바쁘면 주말도 없이 일을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해서 월급을 받아오지만 3인 가족이 생활하기 넉넉지 않다. 주택대출도 받아야 하고 물가가 월급보다 빨리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발표된 오지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보고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가계소득 비중은 2000년 69퍼센트에서 2012년 62퍼센트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기업소득은 17퍼센트에서 23퍼센트로 증가했다. 취업자 1인당 소득은 2000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1백2퍼센트 수준에서 2012년 92퍼센트로 급감했다.
이 기간 기업은 더 부유해졌는데, 노동자는 가난해진 것이다. 단적으로 삼성의 영업이익이 10조 원이 넘고 이건희는 세계 1백위 안에 드는 갑부가 되었는데도, 삼성에 다니는 노동자는 과로사로 사망하거나 백혈병에 걸려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진행된 경제 전반의 소득 증가세 둔화와 가계소득 비중 하락이 민간소비 확대의 주요 걸림돌”이라며 “가계소득 확대가 전제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민간소비 확대는 가계저축률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 등을 초래하고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재벌 퍼주기와 노동자 쥐어짜기’로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다. 이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