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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투쟁:
삼성이 교섭에 나오고, 생활임금 지급하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삼성을 바꾸고, 우리 삶도 바꾸자”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노동자들이 노조로 단결하기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돼 조합원이 1천6백 명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조직되고 투쟁하는 것은 최근 사회적 쟁점이 된 간접고용의 폐해와 그에 맞선 일련의 저항 흐름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부터 최근에는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저항까지, 제조업 사내하청에서 시작해 공공서비스를 거쳐 민간 유통업체와 대규모 서비스 산업으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저항이 확대돼 왔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악질적인 삼성은 노조 탄압뿐 아니라 부패, 의료·교육의 시장화, 환경 파괴 등으로 사회 곳곳에서 ‘갑의 횡포’의 대명사가 됐다.

여기에 그동안 누적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결합되면서 투쟁으로 분출한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이전의 삼성 내 민주노조 결성 시도와 비교했을 때 상당수 현장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파열구를 낸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삼성처럼 악랄하고 막강한 기업에 맞서서 투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그러나 그냥 물러설 삼성이 아니다. 자존심을 구긴 삼성은 성수기가 끝나자 악랄한 보복에 나섰다. 삼성 경영진들은 조합원들의 일감을 빼앗아 가고 표적 감사를 실시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집중적이고 교묘한 탄압에 발빠른 대응이 시급했다. 삼성의 탄압으로 일부 조합원들이 탈퇴했고, 동요하는 조합원들도 생겼다. 투쟁에 앞장선 노동자들은 집중적으로 탄압을 받았다. 고(故) 최종범 열사의 죽음이 그 결과였다.

지금도 수많은 최종범이 절망과 투쟁의 희망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11월 10일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열린 ‘최종범 열사 추모·살인자본 삼성 규탄 열사정신계승 결의대회’ ⓒ박재광

발빠른

그러나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조기에 와해시키지 못했고, 조합원들의 투지를 꺾지도 못했다.

최종범 열사의 사망 이후 연대가 확대됐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는 참가 단체가 1백85개로 늘어났다. 지역대책위도 확대됐다. 덕분에 탄압으로 위축됐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노조도 안정화됐다. 전국 곳곳에서 조합원들이 1인 시위와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

작은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통영센터에서는 조합원들에게 떼먹은 장거리 수당 2천6백만 원을 협력업체 사장이 돌려주기도 했다.

‘언감생심’이었던 삼성본관 앞 노숙농성과 집회가 이제는 일상이 됐다.

그러나 “열사의 주검 앞에 사죄하고 즉각 교섭에 응하라”는 요구를 삼성은 악착같이 외면하고 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서비스 사장 박상범은 11월 13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성수기와 비수기 급여 차이 문제, 차량유지비 등 임금조건과 열악한 근로조건의 문제 등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이 꼼수를 부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노동조건 개선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명백한 성과일 것이다.

그러나 이조차 노동자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건당 수수료 임금 체계를 변경하지 않는 개선안은 곁가지에 불과”하다며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로 생계에 지장이 없는 생활임금이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 센터별 임단협 교섭을 경총에게 위임해 놓고 있다. 경총은 몇 개월째 교섭을 지연해 오다, 어처구니없게도 “임금과 복지에 관한 내용은 빠져 있고 노동조합 가입 범위, 활동 제한, 해고와 징계, 쟁의행위시 대체근무 등에 관한 내용”만 있는 전국 동일 “쓰레기” 단체협약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내년 초에 쟁의권을 확보한다. 삼성은 내년 3~4월 하청업체 사장들과의 재계약 기간에 맞춰 탄압에 나설 것 같다.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