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위해 열차 정비 축소에 맞서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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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가 수도권에서 차량 정비원들이 담당했던 화물열차 출발검수(출발시 하는 정비 업무)를 역 수송원들에게 떠넘기려 해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철도공사는 2월 17일부터 업무를 넘기려 했지만 서울·오봉·성북역 수송원들은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차량의 정비 노동자들은 사측의 징계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화물차량 출발검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사측은 관리자들을 동원해 서울차량 노동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위험천만하게도 철길 위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철도 민영화 반대 대책위 활동가들이 연대해 사측의 시도는 통쾌하게 좌절됐다.
화물열차 출발검수는 최종적으로 열차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서울차량 노동자는 “지금까지 10년, 20년 경력이 있는 전문 정비원이 담당해 온 일을 정비 기술이 없는 수송원들에게 하라는 것은 사실상 앞으로는 출발검수 업무를 형식적으로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감축, 비용 절감에만 눈이 멀어 열차 안전은 뒷전인 것이다.
실제로 2011년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 일을 수송원들에게 떠넘긴 이후 화물열차 사고가 잦아졌다. 무리한 업무 때문에 추락해서 죽고, 발목이 절단되는 산재 사고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열차 정비는 정비원이, 수송은 수송원이”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 위협
게다가 화물열차 출발검수 통폐합은 향후 물류 자회사, 차량정비 자회사를 설립해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기도 하다.
철도공사는 올해 물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최근 잇따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화물열차 역을 1백94개에서 75개로 줄이고 화물열차 운행 횟수도 20퍼센트 줄여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인력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여 매각을 쉽게 만들려는 것이다.
최근 철도공사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겠다며 무리하게 정비를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차량분야에서 87명을 줄이려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정비 주기를 24개월에서 32개월로 늘리고, 수도권 전동차의 운행거리에 따른 정비주기를 7백 킬로미터에서 무려 5천 킬로미터로 늘릴 계획이다. 화물차량은 3개월마다 해 오던 정비를 없앨 계획이다.
그러나 무리한 정비 축소 때문에 이미 올해 초부터 새마을호가 탈선하는 등 사고가 연이어 벌어졌다. 철도 공사는 지난 10년 동안 정비 노동자를 2천5백 명 넘게 줄였고 이 때문에 서울차량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86퍼센트에 달하는 열차가 정비 기준을 지키지 못한 채 위험을 안고 달리고 있다. 안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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