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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에 나선 대학 청소 노동자들
학생들이 지지와 연대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청소·경비·시설정비·주차관리 등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서경지부는 7천 원으로 시급 인상, 원청인 대학과의 노동인권협약 체결 등을 요구한다. 이 요구는 정말 기본적인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생활 임금을 주고, 인권을 지켜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용역업체들은 모두 집단 교섭 내내 임금 동결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2월 5일 마지막 교섭에서 용역업체들은 잠시 정회를 요청하고는 집단으로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 집단교섭 시작한 지 4년 만에 최초로 벌어진 황당한 일이다. 소식을 들은 노동자들은 분개하면서도 저들이 줄행랑 친 것에 실소했다.

줄행랑

생활 임금 쟁취를 위해 3월 3일 하루 파업을 준비하는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 출처 〈노동과세계〉

교섭 결렬 직후부터 노동자들은 방학인데도 새내기 맞이 행사 때 학생들에게 리플릿을 반포하면서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3월 3일에는 개강에 맞춰 경희대·고려대·고려대병원·광운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강대·연세대·연세재단·이대·인덕대·중앙대·한예종·홍익대·서울여대·카이스트 분회 등 16곳의 노동자 1천7백여 명이 동시에 하루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집단교섭에 참가한 작업장 16곳 중 5곳이 작년에 새롭게 조직된 곳이다. 2009년부터 대학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하며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자, 미조직 상태이던 청소 노동자들도 노조에 가입한 것이다. 이런 투쟁으로 조직된 직종도 다양해졌다. 청소, 경비 노동자들에서 시작된 조직화가 이제는 차량운전, 시설정비, 주차관리 등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은 해마다 최저임금 기준을 올리는 상징적인 투쟁이었다. 그런데 이제 청소 노동자들은 “청소 노동자가 최저임금이라는 공식은 깨졌다”며 당당하게 말한다. 투쟁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쟁취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청소 노동자들의 삶은 팍팍하다. 특히 고려대에서는 학교가 얼마 전에 갑자기 주말 특근을 없애 버렸다. 그래서 한 노동자는 “토요 근무 폐지로 25만 원이 삭감됐다. 남자는 30만~40만 원 삭감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도 대학 당국과 용역업체는 임금 동결만을 고수하고 있다.

“진짜 사용자”인 대학 당국들은 ‘등록금을 내려서 임금을 올려 줄 수 없다’며 노동자와 학생을 이간질하고 있다. 이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다. 올해 등록금 평균 인하율은 1퍼센트로, 내렸다고 말하기도 치사하다.

게다가 등록금 인하는 임금을 인상하지 못할 명분이 될 수 없다. 이런 탐욕스러운 주장을 하는 집단 교섭 참가 대학 중 5곳이 올해 누적 적립금 10위 안에 들어 있다. 대학들은 학생에겐 고액 등록금을 뽑아 먹고 학내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쥐어짜며 돈을 쌓아 온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자와 학생은 하나의 적을 상대로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