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투쟁에 나서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소속 씨앤앰지부(씨앤앰 정규직), 케이블비정규직지부(씨앤앰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 요구를 내걸고 공동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동종 업종의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점에서 좋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케이블방송사업에 대기업이 뛰어들어 경쟁이 격화되면서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지로 내몰려 왔다. 케이블방송은 대표적인 간접고용 사업장이 됐다. 불법파견·위장도급이 허다하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이라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해야 했다. 반면, 사장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몇 년간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더는 못 참겠다’며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씨앤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이어 하반기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 노동조건을 개선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업과 본사 점거를 벌였고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받으며 승리하기도 했다. 서로 투쟁을 고무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켜 온 것이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투지는 여전히 높다. 올해 초에도 티브로드 사측이 고객센터에 영업실적을 강요하고 건당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노동자들의 저항에 밀려 철회해야 했다.
그런데 지난 2월 박근혜 정부는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유와 가입자 제한 규제를 완화했다. 매각 예정인 업계 3위 씨앤앰을 업계 1, 2위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씨앤앰이 매각되면 노동자들은 고용과 단협 승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규제 완화는 업체 간 경쟁 강화를 촉발해 또다시 노동자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려 할 것이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블방송업체들이 지역 내 지방선거 관련 각종 토론회와 보도를 다루기 때문에 투쟁의 영향력은 커질 수 있다. 이는 동종 노동자들과 열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무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4월 12일 ‘희망지하철’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한 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발해 보신각에 모여 집회를 열 계획이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