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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주 공장 투쟁:
버스부 노동자들이 작업 거부로 사측의 합의 위반을 바로잡다

일주일간 버스 생산을 마비시킨 현대차 전주 공장 버스부 노동자들이 작업 거부 투쟁을 중단하고 4월 7일 현장에 복귀했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만 한시적으로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늘리기로 한 합의를 뒤집고 이를 계속 유지하려 한 사측에 항의해 3월 31일부터 작업을 거부했다. 노동자들은 본관 항의 농성을 하고, 라인을 재가동하려는 사측에 맞서 전투를 벌였다.

이 같은 저항은 올해 초부터 기존 노사합의를 무시하며 노동자들을 조이고 징계를 남발하던 사측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 버스부에서 작업 거부가 벌어진 지 며칠 뒤부터는, 잔업·특근 거부 투쟁을 하고 있던 트럭부·엔진부 등에서도 투쟁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사측은 기존 합의서를 준수해 시간당 생산대수를 지난해 10월 이전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며 한 발 물러서야만 했다. 공세를 강화하던 사측이 노동자들의 반격에 놀라 양보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주일간의 작업 거부를 이유로 가해진 징계(‘불법 파업’ 규정에 따른 임금 삭감), 41명 고소고발, 1백40억 원 손해배상 협박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작업 거부로 멈춰선 생산 라인. ⓒ〈노동자 연대〉

버스부의 한 대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UPH 합의서를 원상 회복시킨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고소고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투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버스부 투쟁에 대한 사측의 보복 탄압이 다시 분노를 자극할 수도 있다.

사측은 생산성을 높이려고 지난 2월 버스 공장에 신형 설비를 설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를 하지 않아 반발이 일었다. 사측은 항의 행동에 앞장선 버스부 대의원을 해고했고, 해고 철회를 요구하던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은 3월 초부터 전주 공장 전체 노동자들이 특근 거부 투쟁에 나선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사측은 여전히 해고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불씨

버스부를 비롯해 전체 전주 공장 노동자들은 사측의 현장 통제와 합의 위반 등에 맞서 잔업·특근 거부를 지속하고 있다.

전주공장위원회가 지난 1일 결정한 요구안들은 문제가 산적해 있음을 보여 준다. ‘기초질서 지키기’ 압박 중단, 각종 합의서와 ‘작업재개 표준서’ 준수, 해고자 징계 철회,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취하, 책임자 해임과 공장장 공개 사과 등.

실제로 지난 2월부터 전주 공장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져 왔다. 관리자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노사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고 생산을 재개한다는 ‘작업재개 표준서’까지 어겨 가며 라인을 무작정 돌리려 했다.

또, 노동자들은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통제하려는 ‘기초질서 지키기’ 강요에도 불만을 터뜨려 왔다.

사측은 이처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버스부 작업 거부가 시작되자 투쟁이 확산될까 봐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그래서 투쟁의 확산을 차단하려고 버스부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 했다.

한편 이경훈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전주 공장 투쟁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보내지 않았다. 이경훈 집행부는 최근에도 ‘전주위원회가 구성한 쟁의대책위는 노조 규약과 규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투사들이 전주 공장 투쟁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집회 개최 등을 요구한 것은 아주 올바른 일이었다.

전주 공장의 투쟁은 아직 불씨가 남아 있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의 다른 공장 활동가들은 전주 공장 투쟁에 지지·연대를 건설하면서, 자신의 공장에서 벌어지는 현장 통제 시도에도 맞서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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