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8 대집회:
아베의 군사 대국화 추진에 많은 일본인들이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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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해석 변경으로 헌법9조를 부수지 말라! 4·8 대집회’가 도쿄 도심에서 열렸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노동자·학생·시민 등 5천 명이 모였고, 아주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1백28곳이 함께 연 이 집회는 아베 정권이 강행 추진하는 ‘전쟁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기 위한 공동 행동이었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국가안전보장회의설치법과 특별비밀보호법 제정을 강행하고 방위계획대강과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을 확정해, 더한층 군사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최근 일본의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폐기하고 사실상 전면 자유화해, 동아시아에서의 긴장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패권을 유지하는 데 일본이 더 큰 군사적 구실을 해주기를 바라는 미국은 이런 아베의 행보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을 ‘강한 나라’로 되돌려 놓겠다는 아베 정권의 제국주의적 야욕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일본인들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아베와 자민당은 일본의 안보에 직결되는 ‘필요 최소한의 사태’에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한정용인론’을 주장하며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그러나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아베의 ‘한정용인론’은 속임수일 뿐이고, “설사 한정적이더라도 이것은 헌법해석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이를 허용하게 되면 일본이 전 세계에서 전쟁하는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아베를 규탄했다.
또, “연이어 강행되는 평화주의의 파괴는 민주주의의 파괴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아베 정권의 독단적인 추진 방식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 운동이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단에 오른 한 청년은 지금 일본 청년들이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기 힘든 이유는 그들이 “고용이 불안정하고 소비세가 인상되는 등 아베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 속에서 괴로워하며 희망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집단적 자위권 문제만이 아니라 아베 정권이 추진하려는 모든 것에 반대해야 한다.” 이 청년은 큰 박수를 받았다.
꾸준히 일본 군사 대국화에 반대하는 행동을 촉구해 온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연설도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가 지난 67년 동안 지켜온 ‘전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시대 정신이 지금 위협받고 있다. 이 정신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시위 행동’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렇게 외치며 4월 22일 2차 행동의 날을 결의했다. “우리의 주장은 압도적 다수다.” “민중의 힘을 모아 전국에서 아베 정권을 포위[하는 행동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