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를 강타한 반긴축 1백만 하루 총파업:
노동자 투쟁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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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아르헨티나 노동자 1백만 명이 긴축 정책에 맞서 전국적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아르헨티나 노총(CGT)이 호소한 이번 총파업에는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 호텔 및 레스토랑 노동조합(Uthgra), 전차노동조합(UTA), 세 항공사 노동조합, 공공부문 노동조합 등 아르헨티나 주요 노동조합이 대거 참가했다. 본지가 120호에서 소개한 ‘좌파와 노동자 전선’(FIT) 소속 트로츠키주의 조직들과 소속 국회의원들도 파업을 지지했다.
이날 파업으로 버스, 통근 열차, 지하철이 거의 완전히 마비됐고, 전국의 대부분 지역에서 학교와 공공시설이 문을 닫았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은 10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파업은 현 대통령 크리스티나-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가 재선한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일어난 총파업이다.
현 대통령과 그녀의 남편이자 전 대통령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는 경제 위기가 아르헨티나를 강타한 2000~01년 이후부터 아르헨티나 정치를 좌지우지하다시피 해 왔다. 키르치네르 부부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원자재 시장 호황에 힘입어 경제를 회생시키고 고용을 안정화하는 듯해, 아르헨티나 자본가뿐 아니라 노동운동 일부의 지지도 얻었다.
그러나 미국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데 아르헨티나도 예외일 수 없었다. 키르치네르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응해 화폐 발행을 엄청나게 늘리면서 물가가 1년에 30퍼센트 이상 치솟았다. 반면, 임금 인상률은 이에 턱없이 못 미쳤고, 실업률은 계속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키르치네르 정부는 공공시설에 대한 정부 투자를 삭감하고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하는 등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이 때문에 키르치네르를 지지하던 노동운동 일부 인사들이 키르치네르 정부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여당인 페론주의 세력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이런 맥락에서 트로츠키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좌파 연합 FIT가 총선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총파업을 선언하는 데 핵심적 구실을 한 CGT의 우고 모야노도 이런 인물 중 하나다. 오랫동안 트럭 운전사 노동조합을 이끌면서도 페론주의 정당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모야노는 키르치네르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며 주요한 반정부 인물로 돌아섰다.
성장
이런 노동 대중 정서 속에서 노동자 운동이 성장했다. 이번 하루 총파업은 올해 3월 교사 노조의 파업 승리에 뒤이은 것이었다.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40퍼센트 이상이 거주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州)의 교사들은 지난해에 일어난 멕시코 교사들의 파업 투쟁(본지 115호 참조)에서 영감을 받아 17일 동안 총력 파업을 벌였다. 이 파업으로 교사 임금이 31퍼센트 인상됐다. 교사 파업 승리의 영향으로 금속 노동자들도 27.5퍼센트의 임금 인상을 따냈다.
이런 승리에 고무된 노동자들은 이번 하루 총파업에서 40퍼센트 가까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의 임금 공격 정책에 저항했다. 또한 노동자들은 키르치네르 정부의 긴축 정책에 반대해 정부가 공공의료보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퇴직 연금을 11퍼센트 인상하고 빈민층에 대한 소득세 면제 하한선을 현 1만 5천 페소(약 2백만 원)에서 더 올리라고 요구했다.
이 날 총파업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후, 아르헨티나 노동자 투쟁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FIT 소속 국회의원 네스토르 피트롤라는, 이번 총파업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교사 파업으로 시작되고, 아르헨티나의 위기 속에서 계속된 [노동자] 투쟁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