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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코퍼레이션 노조 결성:
“삼성에도 노조가 만들어졌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습니다”

3월 18일 인천에 있는 핸즈코퍼레이션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핸즈코퍼레이션은 국내 1위, 세계 5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자동차 휠 생산 업체로, 현대차·기아차·한국GM·폭스바겐·포드 등 국내외 주요 완성차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노동자 수가 1천3백 명이 넘고, 생산 공장 4개와 계열사 여러 개를 두고 연간 매출액이 5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큰 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 뒤에는 핸즈코퍼레이션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얼룩져 있다. 노동자들은 1990년 초 민주노조를 결성했지만 오래지 않아 탄압으로 와해됐고, 이후 20여 년 동안 무노조 상태로 엄청난 착취와 탄압을 견뎌야 했다. 사측은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으며 부당하게 노동자들을 쥐어짰다.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야 12시간 장시간 노동, 고열 작업으로 인한 항시적인 화상 위험, 식사 시간과 휴게 시간마저 제대로 없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식사 시간이 겨우 30분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식당까지 오고가는 시간도 있어서 밥을 입에 들이부어야 합니다.”

“10분만 지각해도 1시간분 임금이 깎이고, 작업하다가 다쳐도 산재 처리는커녕 ‘개인이 알아서 치료하라’거나 ‘그 정도로 죽지 않는다. 주말에 병원 가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법으로 보장된 연차 휴가조차 ‘일할 사람이 없다’며 강제로 못 쓰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민주노조

노동자들은 원래 1시간인 식사 시간을 30분으로 줄이고 나머지 30분은 작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밥 좀 먹자”고 요구한다. 게다가 사측은 식사 시간과 휴게 시간을 쪼개서 일한 수당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 근무방식이 2조 2교대제에서 3조 2교대제로 바뀐 2012년 11월 이후 17개월분만 계산해도 노동자들이 떼인 임금이 1인당 무려 3백40만 원에 이른다.

더군다나 사측은 노동자들을 기계 취급하며 밤낮 가리지 않고 부려 먹고는, 임금은 형편없이 줬다. 그래서 적잖은 노동자들이 ‘투잡’을 뛰어야 한다.

그뿐 아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측은 노동자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여성들은 주로 사상[휠의 가장자리를 다듬는 일] 일을 하는데, 알루미늄 가루가 매우 심하게 날려요. 이걸 하루 종일 마시면 건강에 매우 안 좋죠. 그런데도 회사는 환기구 하나 달아 주지 않아요.”

노동자들은 별것 아닌 요구라도 할라치면 곧바로 강제 전환배치를 당하거나 근무조가 바뀌었다. “뭐라고 한 마디 하면, 갑자기 조장 맘대로 근무조를 바꿔서 괴롭힙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입을 완전히 틀어막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인간 대접 받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는 동안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일대일 면담을 강요하고 온갖 회유와 분열책을 쓰며 노조 결성 시도를 무산시키려 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이 결성되자, 사측은 곧바로 노동자 통제에 앞장서 온 조장들을 주축으로 복수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조의 숨통을 조이려 한다.

그러나 참을 만큼 참아서 악에 받친 노동자들은 사측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조합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은 비록 작지만 민주노조로 단단하게 뭉쳐 있습니다. 친사측 노조가 아니라 민주노조가 진정으로 노동자들을 대변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 분명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핸즈코퍼레이션 노조 한석훈 부지회장은 “그 악랄한 삼성에서도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습니다” 하며 결의를 다졌다.

핸즈코퍼레이션 노조가 더 성장하고, 빼앗긴 것을 되찾아 올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