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아프리카민족회의)의 선거 승리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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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신문 〈소셜리스트 워커〉의 편집자 찰리 킴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광원 파업과, 마리카나 학살 조사 과정에 대한 분노가 계속되고 있고 ANC의 선거 승리는 ‘정상’으로의 회귀가 아니라고 말한다.
아프리카민족회의 ANC가 남아공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투표자의 62퍼센트에 달하는 압도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만 보면, 현재 남아공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변화를 놓칠 수 있다.
ANC는 고(故) 넬슨 만델라의 당이자 아파르트헤이트를 무너뜨린 주요 세력으로서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ANC의 득표는 줄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ANC는 유권자의 35퍼센트의 지지를 얻었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ANC에 대한 지지는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난(1994년) 후 줄곧 줄었다.
특히 도시에서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옛 백인 정당과 흑인 중간계급 일부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동맹 DA가 많은 남아공 언론의 초점이 됐다.
DA의 표가 늘긴 했지만, 더 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좀 더 촉망받는 새 세력도 등장했다. 경제자유투사당 EFF는 창당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1백만 표를 넘게 득표해 새 국회에서 국회의원 정원 4백 석 중 25석을 차지했다.
EFF는 광산과 은행을 부분적으로 국유화할 것을 약속해, 1994년 이후 소심하고 느린 변화의 행보를 보인 ANC에 신물 난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EFF는 혜성처럼 나타나 서북부 지역과 림포포에서 최대 야당이 됐다.
포체프스트룸에 사는 18세의 EFF 지지자 린디위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EFF에 투표하고, EFF를 위해 일하고, EFF에 가입했어요. 왜냐하면 ANC는 우리의 당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ANC는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구실도 하지 않았어요.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판자촌에 살고 있어요. 나는 평생 동안 ‘자유’ 남아공에 살았지만, 우리는 스스로 경제를 통제하지 않는 한 자유롭지 못해요.”
정책
EFF의 정책은 많은 경우 그들의 전투적이고 급진적인 언사에 못 미친다. EFF가 스스로 던져야 할 물음은 이렇다. 그저 2016년 지방선거와 2019년 총선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투쟁하는 사람들의 정당이 될 것인가?
EFF의 지지자들은 서로 “투사”라고 부른다. 과연 EFF는 임금 인상 파업을 벌이고 있는 백금 광산의 광원 수만 명을 위한 진정한 투사가 될 것인가?
과연 EFF의 지도자들은 자본가들이 파업 파괴 행위를 조직할 때 광원들과 함께할 것인가? 그들은 흑인 지역의 활동가들과 실업자들을 지원할 것인가?
의심할 여지 없이, EFF 지도자인 줄리어스 말레마는 국회를 뒤흔들 것이다. 말레마는 EFF의 국회의원들이 “(빈민들을 위해) 작업장에 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등원할 때 의원들의 의례적인 옷차림을 따르지 않고 붉은 옷을 입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행동 덕에 많은 사람들이 EFF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새 노동자 정당에 대한 논의가 최대 노조인 금속노조 NUMSA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움직임은 ANC에 맞설 강력한 대안을 제시하는 굉장히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다. 새로운 노동자 정당이 국회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면, EFF에 투표한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