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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염호석 열사를 추모하며 - 열사의 염원을 우리가 꼭 이룰 것이다:
삼성은 더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이 글은 노동자연대가 5월 18일에 발표한 성명이다.

삼성의 악랄한 노동 탄압이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죽였다. 5월 17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양산센터 분회장이 삼성의 탄압에 항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고(故) 최종범 열사의 죽음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 다른 동지를 떠나 보내야 하는 가족들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지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염호석 열사는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항상 투쟁의 선봉에 서 있었다. 고인의 유서에는 온통 동지들을 걱정하고 투쟁의 승리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고인은 떠나기 불과 3일전에도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5월 총력투쟁에 함께하자”며 굳은 결의를 밝혔다. 이제 더는 염호석 열사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비통하고, 또 비통하다.

고인은“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라고 했다. 누가 고인에게 이토록 큰 아픔을 주었는가? 누가 우리의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고(故) 최종범 열사에 이어 염호석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바로 삼성 사측이고 살인범은 이건희·이재용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부터 지금까지 삼성 사측은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온갖 악랄한 탄압을 자행했다. 고(故) 최종범 열사의 죽음과 열사 투쟁 이후 삼성은 노동조합을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도 조합원들에 대한 온갖 고소고발, 표적 탄압, 생계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투쟁의 선봉에 선 염호석 열사의 3월 월급은 70여 만 원, 4월 월급은 41만 원에 불과했다! 위장폐업으로 정든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지금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관 앞(삼성디지털시티)에서 비바람과 뜨거운 햇볕을 맞아가며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삼성 사측은 경총에 교섭을 위임하고는 노동자들을 외면해 버렸고, 경총은 교섭 해태로 일관하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 왔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이런 삼성의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맨몸으로 저항하며 버텨왔다. 그리고 염호석 열사는 자신의 죽음으로라도 탄압을 멈추고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삼성의 노동 탄압에 모르쇠로 일관해온 박근혜 정부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동자들이 삼성의 노동 탄압을 막아달라며 수차례 고용노동부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 정부는 대놓고“무노조 경영” 운운하는 삼성을 비호하고 특혜를 제공해 왔다. 이 살인마들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열사를 잃은 슬픔에 가슴이 미어지지만 주저앉아 슬퍼하는 것은 결코 열사의 뜻이 아니다. 염호석 열사는“우리 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할 것을 믿는 다고 했다. 또,“승리의 그 날까지 투쟁”하라고 당부했다.

이제 남은 우리들이 투쟁으로 고인의 간절한 염원을 실현해야 한다. 승리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하는 것이 우리가 염호석 열사와 함께 하고 열사의 뜻을 지키는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내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과 농성투쟁에 돌입한다. 노동자연대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더 굳게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