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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강제전출에 맞서 모든 직종이 함께 투쟁에 나서야 한다

철도공사가 또 다시 강제전출을 추진하고 나섰다. 사측은 6월 중에 역과 열차 직종의 조합원들을 서로 맞바꾸는 강제전출을 시행하고, 7월에 운전과 차량을 비롯한 다른 직종에서도 강제전출을 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철도 노동자들은 순순히 강제전출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은 사측이 6월 23일자로 열차승무원들을 역으로 강제전출 하려는 데 항의해 6월 15일부터 휴일 근무 거부를 시작했다. 또 18일에는 전국에서 모인 열차승무 조합원 약 6백 명이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농성 등 투쟁을 시작했다.

6월 1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열차안전 위협하는 역·열차 강제순환전보 철회! 전국 열차 지부 총력결의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6백여 명의 열차승무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열차승무 조합원들은 수백 내지 수천 명을 싣고 달리는 KTX, 일반열차, 전동차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열차승무원들에 대한 강제전출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사측은 “승무직이 이른바 ‘꽃보직’이라 인적교류가 단절”됐고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비열하게도 사측은 노동 조건의 격차 때문에 역무직 조합원들이 전직을 바라는 점을 이용해 열차승무 조합원들과 이간질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직종들과 마찬가지로 열차승무 분야 역시 인력 부족으로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휴일 근무 수당이 특권이라도 되는 양 사측이 공격하는 것도 부당하다.

한 조합원의 지적처럼 “사측은 역무보다 열차 분야의 노동조건이나 처우가 낫다며 이간질 시키는데, 서로 비교해 하향평준화할 것이 아니라 상향평준화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자들 내 ‘줄 세우기’를 강요해 양쪽 모두의 조건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을 강제전출에 함께 반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은 강제전출 반대와 함께 역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도 함께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역무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 역무 지부들도 이번 강제전출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러면 사측의 이간질 시도는 훨씬 먹혀 들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총의 6~7월 투쟁에 함께해야

사측은 곧 이어 다른 직종에 대한 강제전출도 추진하려 한다. 따라서 철도노조는 역과 열차 직종의 강제전출 추진이 시작된 지금부터 모든 직종이 함께 강제전출 저지 투쟁에 나서도록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지난 6월 17일 열린 확대쟁대위에서 열차승무 지부장들은 전체 직종이 함께 휴일 근무 거부 투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을 적극 받아 안으면서 투쟁을 확대해 가야 한다.

지금 정부와 철도공사는 여러 공격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있었던 투쟁을 빌미로 대규모 중징계를 하려 한다.

또, 사측은 6월 18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철도공사가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을 빌미로 공세의 고삐를 죄려 할 것이다. 이미 전기와 시설 직종의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7월부터 화물열차 1인 승무 시행이 예고되고 있고, 근속승진제 폐지와 성과급 환수 조처 등을 추진하려 한다.

따라서 지금 강제전출 저지 투쟁을 시작하고 이런 공격들에 맞선 투쟁들도 결합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공항철도 매각 추진에서 보듯이 계속되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고, 철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방어와 철도 민영화 반대를 연결시켜 싸운다면 광범한 지지와 연대를 얻을 수 있다. 철도 민영화에 대한 광범한 반대 정서는 지금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6월 23~28일을 총궐기 기간으로 정하고 7월에 시기 집중 파업을 이어가려 한다. 철도노조도 강제전출, 구조조정, 징계, 민영화 등 자신의 쟁점을 내놓고 총궐기와 시기 집중 파업에 함께해야 한다. 민주노총 총궐기의 주요 요구인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노동시간 단축 등은 철도 노동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지난해 철도파업은 광범하고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철도파업 탄압의 일환으로 민주노총 본부 침탈이 있었을 때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10만 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했다. 그래서 철도 투사들은 철도파업을 통해 연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노라고 했다.

민주노총의 6월과 7월 투쟁은 연대를 강화해 노동자 투쟁의 힘을 배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철도 노동자들이 이때 함께 투쟁에 나선다면, 전체 투쟁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투쟁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최근 박근혜는 의료민영화 추진에 속도를 내고 노동자들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공세를 퍼부으려 하지만, 이 정부가 막강하기만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모면했을 뿐 정치적 패배를 했고, 안대희에 이어 문창극 총리 지명 철회 압박이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는 여전히 크다.

철도 투사들이 현 정세, 철도노조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투쟁이라는 좀더 넓은 시야 속에서 투쟁을 조직해 나간다면, 정부와 사측의 공격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