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특별법 요구 단식 농성 중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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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진상규명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 반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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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일어난 지 석 달이 지났습니다. 단식 농성까지 하게 된 심경이 어떠신가요?
우리는 하나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게 할 것인가.’
단식 농성을 하게 된 것은 국정조사가 컸습니다. 국정조사 시작할 때도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어요.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심정이 들 정도였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일정도 못 잡고요.
기관보고를 보니까 정부 부처 등 각종 기관들, 청와대까지 다 똑같아요. 시작할 때는 ‘책임이 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막상 구체적 문제점이 지적되면 ‘쟤네가 문제다’는 식으로 다 떠넘겨요.
그런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자세로 기관보고에 임하는 정부 부처나 기관들에 대해서 국회의원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뭘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더 깊은 수사를 하거나 조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냥 호통치다 끝나요. 그걸 보면서 특별법이 이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당에서는 진상규명위원회에 조사권만 주는 정도를 얘기하고 있어요. 국정조사도 국회의원이 조사권을 갖고 하는 건데 아무 것도 이뤄진 게 없거든요. 새롭게 밝혀진 것도 거의 없고요. 하물며 민·관 진상조사 위원회에 국회의원도 아닌 사람들이 겨우 그 정도의 조사권을 가지고 진상규명을 한다? 실질적인 진상규명이 가능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진상규명을 통해 꼭 밝혀져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왜’ 라는 겁니다. ‘밝힐 것은 다 밝혔는데 뭘 더 밝히자는 거냐’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 분들 얘기에는 현상만 있어요. 언제 배가 기울기 시작했고, 해경이 언제 도착했고 등등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들이요.
우린 그걸 밝히자는 게 아니에요.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느냐, 왜 배가 변침됐고, 왜 선장과 선원들은 급히 탈출했고, 왜 신고를 접수하고도 어느 기관도 신속하게 대응을 못 했는지, 왜 해경은 선장·선원만 빼가고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사흘 동안 구조하려는 노력과 시도도 안 했는지, 왜 지금까지 실종자들을 모두 수색 못하고 있는지. 저희는 이걸 밝히고 싶은 거예요.
새누리당은 유가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보상 문제만 부각하려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보도들을 이상하게 해놨으면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이 각자 제출한 법안을 우리가 낸 법안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해명 기자회견 하면 되지 않냐’고도 하는데 우리가 요구하지도 않은 걸 우리가 왜 해명을 하냐고요.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야가 얘기하는 보상이니 하는 것들은 우리가 받지도 않아요. 혹시라도 이렇게 해서 ‘많이 안겨 주면 얘네들 조용해지려나’ 생각하고 있다면 꿈 깨라고 하세요.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각 가정당 1조 원씩 준다고 해도 안 받을 겁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피멍이 든 가슴을 부여 잡고 단식 농성에 나섰다 ⓒ이윤선
정부 불신 여부가 유가족과 정치권의 핵심입장 차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정부를 믿고 못 믿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참사의 원인은 청해진해운이잖아요. 현장 선원들과 유병언까지… 사고의 책임자는 나왔잖아요. 재판도 하고요. 사고의 책임자를 당연히 가려서 처벌해야 한다고 봐요.
하지만 참사의 책임자가 있어요. 사고를 참사로, 재난으로 만든 책임이 있는데 그게 정부 아닙니까! 해경으로부터 시작해 말이죠. 이들은 조사 대상이란 말이에요. 마치 합동수사본부에 수사 대상인 해경이 포함돼 있어서 저게 무슨 수사가 되냐고 한 것과 똑같은 일이에요.
임시국회 때 특별법이 다시 논의가 될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반드시 법안에 포함돼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우리 법안에 대해 설명할 기회도 없어요. 이제껏 발언 기회 30분이 다였어요. 우리는 철저하게 수사권, 기소권을 요구할 것입니다. 청문회 반드시 해야 하고, 위원회의 구성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돼야 합니다.
인터뷰·정리 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