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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반대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파병 반대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정부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 지역을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로 확정하면서, 이 지역이 치안이 안정돼 있어 평화와 재건 임무 수행에 적합하다고 선전해 왔다. 쿠르드 자치정부가 한국군을 환영하며 한국군 주둔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아르빌 정부 치안정보국 국장 파잘 미라니는 “바그다드에서는 하루에 수십 명이 죽는데 우리는 몇 명 죽지 않는다. 폭탄 사건도 겨우 두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르빌의 치안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7월 21일 국방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더라도 “아르빌의 치안 상황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아르빌을 비롯한 모술과 키르쿠크 등의 이라크 북부지역은 쿠르드족의 독립을 둘러싸고, 쿠르드계와 아랍계, 터키계의 분쟁이 계속돼 온 지역이다.
지난 2월 1일에 아르빌의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당사에 일어난 폭탄 테러는 아르빌 주지사를 비롯해 3백12명의 사상자를 냈고, 6월 26일의 폭탄 테러에서는 자치정부의 문화부 장관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7월 21일에 아르빌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에서는 터키계 사람들이 피살됐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민주당이 지목되고 있다.
1997년 아르빌에 근거지를 둔 쿠르드민주당과 술라이마니야에 근거지를 둔 쿠르드애국동맹이 서로 죽고 죽이는 혈전을 할 당시, 쿠르드민주당의 바르자니가 싸움을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요청해 터키 군대가 아르빌로 들어왔고 현재 2백여 명의 터키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최근 바르자니가 철수를 요구했으나 터키 군대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쿠르드민주당과 터키 정부 사이의 감정이 악화했다. 바르자니는 터키군이 “한국군과 어떤 관계도 갖게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모술과 키르쿠크에서도 터키계에 대한 테러가 계속되자, 터키 정부는 터키계를 계속 탄압하면 쿠르드족과 무력으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악화하는 아르빌

키르쿠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쿠르드족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접수하고 키르쿠크에 사는 아랍인들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
7월 21일에는 이라크 대통령 야와르가 아르빌을 방문해 “쿠르드족은 키르쿠크에 있는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사실상 쿠르드족의 키르쿠크 접수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선언에도 불구하고 키르쿠크의 아랍계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갈등으로 아랍인들과 쿠르드인 사이에 납치가 계속되고 있다. 하루는 아랍인 인사가 납치되면 다음 날은 쿠르드 인사가 납치되는 식으로 납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7월 21일에는 키르쿠크 주정부의 재무부 장관이 실종됐다. 이렇게 아랍계와 쿠르드계 사이의 감정이 폭발 일보 직전이다.
게다가 아르빌의 한국군 주둔지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모술은 “저항세력에 거의 함락됐다.”(MBC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 지난해 7월 후세인의 아들들이 미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한 곳이 바로 모술이다. 7월 14일에는 모술의 주지사가 피살됐고, 크고 작은 테러, 저항세력과의 교전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 행정부의 기능이 마비됐다.
한국군이 아르빌에 도착한 7월 21일에도 미군이 주둔한 모술의 공항기지 근처에서 저항세력과 미군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저항세력이 거의 매일 미군 기지를 공격하자 마침내 미군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교전은 3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더구나 한국인은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우선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들리는 소문에는 한국인에게 한국 돈 1억 원 가량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고 한다.”
한국군이 아무리 평화와 재건을 위해 이라크에 왔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라크의 저항세력에게는 미군을 돕고, 미국에 부역하고 있는 쿠르드족을 돕기 위해 온 것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지 않으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 공격들 앞에서 한국군의 피해가 없다면 그것은 정말 기적일 것이다.
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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