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조합원들은 9월 1~3일의 총투표에서 8. 18 합의 인준안을 부결시켰다. 여러 압력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8. 18 합의를 거부한 철도 노동자들이 자랑스럽다.
8. 18 합의는 일부 해고를 철회시키는 대신 임금 동결과 단협 개악을 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사간 의견일치였다. 이는 철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단협 개악을 수용함으로써 공공기관 노조들의 공동 투쟁전선을 무너뜨리는 합의였다.
전체로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이런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 부당한 내용으로 맞바꾸기 합의를 한 중앙 지도부의 근시안적인 실용주의를 거부하고 원칙을 택한 것이다.
또한 이번 부결은 지난해 말 23일간의 파업을 했던 철도 노동자들의 투지가 결코 죽지 않았음도 보여준 것이다. 조합원들은 찬란했던 그 파업이 중앙 지도부의 거듭된 후퇴로 결국 수치스런 합의에 이르는 것을 결코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안타깝게도 철도 활동가들조차 현장 조합원들의 이런 정서를 잘 알지 못했던 듯하다. 많은 활동가들이 사기 저하돼, 소수만이 부결 주장을 공공연히 폈다.
이번 총투표에서 드러난 현장 조합원들의 뜻은 분명하다. 이제 후퇴를 멈추고, 전열을 정비해 정부와 사측의 공격에 다시 맞설 태세를 갖추자는 것이다.
사실, 파업에서 업무로 복귀한 이후에도 현장 조합원들은 강제전출과 구조조정 등에 맞설 태세를 수차례 보여줬다. 그러나 중앙 지도부는 이를 받아안지 않고 투쟁을 회피하면서 번번히 조합원들의 사기와 단결을 약화시켰다. 이번 총투표에서 현장 조합원들은 투쟁의 지도력을 제공하지 않은 지도부에게 불신임을 나타냈다.
이제 철도 활동가들과 투사들은 총투표에서 확인된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와 의지를 받아안아, 전열을 정비하고 투쟁 태세를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 지도부의 선출은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2014년 9월 3일
노동자연대 조직노동자운동 팀장 (노동자연대를 대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