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대법원이 2009년 당시의 쌍용차 ‘해고는 무효’라는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이 쌍용차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분노를 도저히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2009년 당시 쌍용차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라며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했다. 정부는 ‘해고는 살인이다’ 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짓밟는 데만 골몰했다. 결국 대량 해고는 25명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6년간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과 비극은 안중에도 없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지난 재판 과정에서 사측은 대량해고의 근거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그리고 정리해고 당시에 회계 조작이 이뤄져, 사측이 이를 재무상황 악화를 과장하는 데 이용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명백한 회계 조작조차 대법원은 “다소 보수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합리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간단히 무시했다.

쌍용차 사측이 대법관과 고등법관 출신 19명으로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예견된 일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대법원에 ‘정의’가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지난 2009년 쌍용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의 영웅적인 점거 파업을 벌였다. 그리고 지난 6년간 끊임없이 단식과 고공농성, 장기간 노숙 농성 등 처절한 투쟁을 이어 왔다. 대법원의 부당한 판결이 이런 투쟁의 ‘마침표’일 수는 없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쌍용차 노동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갈수록 경제 전망이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리해고의 칼날을 좀 더 쉽게 휘두르게 해주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을 쌍용차 노동자들의 몫으로만 봐선 안 되는 이유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몫이 크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에 정말로 지지와 연대가 절실하다. 11월 15일 평택 공장 앞에 노동자들의 연대가 살아있음을 보여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