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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전면 파업에 들어가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원청에게서 교섭을 위임 받은 경총은 몇 달이나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 오다가, 전면 파업 돌입 직전에 교섭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이 교섭안에는 노조 활동, 고용 보장, 산업 안전 등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 다 빠져 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도 노동자들이 기존에 받던 임금 총액보다 훨씬 적고, 이조차도 건수를 채워야 받을 수 있다. 노동자들은 “비싼 종이에 말도 안 되는 글씨만 적어 침까지 뱉어서 우리에게 던진 꼴”이라며 분노했다.

더는 참을 수 없는

그동안 사측은 ‘대기업의 통신 기사로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이 실제 뜻하는 바는 노동자들에게 의무만 강요하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았고,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 왔다. 끔찍한 노동조건은 최근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LG유플러스는 아무런 사과나 보상도 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에 나서자 사측은 탄압으로 일관했다. 지난 7개월 만에 조합 활동을 빌미로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수십 명이다. 거리로 내몰려 뜨거운 여름 뙤약볕을 견뎌낸 노동자들은 이제 차가운 겨울 바람을 이겨내야 한다. 조합원들은 몇 개월째 대체인력에게 일감을 빼앗겨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 세 아이의 아빠인 한 조합원의 지난 달 월급은 단돈 43만 원이었다. 빚에 시달리다가 개인 회생까지 신청한 조합원들도 있다.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은 “생계난에 가정까지 파탄나”고 있다며 눈물을 흘린다.

반면, 통신 대기업들은 매년 수조 원의 영업 이익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 부회장 이상철은 올해 3분기까지만 18억여 원, SK텔레콤 사장 하성민은 13억여 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들이 명절에도 가족이 아닌 고객을 만나면서 일해 온 노동자들의 피땀을 챙긴 것이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생활임금, 고용 안정, 노조 활동 보장은 완전히 정당하다.

11월 21일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공동 파업 집회. ⓒ이미진
"진짜 사장 나와라" 울분을 참고, 탄압을 견뎌낸 시간만큼,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기세는 높다. ⓒ이미진

전면전

이제 통신 대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 시작됐다. 노동자들은 첫 파업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단호하게 싸워서 이기겠다는 각오가 더 크다고 말한다. 탄압을 견딘 시간만큼,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분노와 기세는 높다. 파업 집회가 열리는 내내 LG와 SK 원청 앞은 “진짜 사장을 찾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전면 파업을 준비하며 새롭게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도 있다. 노동자들의 가족들도 “반드시 이겨 달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정말 기다리던 전면 파업이다. 정말 간절하고 절실하다. 사측이 죽든지, 우리가 죽든지 하는 싸움이다. 후회 없이 끝까지 동지들과 싸워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우리들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각오해라! 우리 노동자들이 전사가 됐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꼭 만들 것이다!”

"노예의 삶을 벗어던지고 당당한 아버지, 진정한 노동자가 될 것입니다" ⓒ이미진

단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사장들은 서로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 노동자들은 비슷한 시기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서로에게 배우고 힘이 돼 주며 공동 투쟁을 해 왔다. 노동자들은 서로를 “쌍둥이 형제” 라고 부른다. 사장들이 강요하는 ‘바닥을 향한 경쟁’이 아니라, 노동자 단결과 연대를 선택한 것이다.

양대 통신사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파업에 들어가면서 노동자들의 사기도 올라가고, 사회적 관심도 더 커졌다. 또, 대체 인력 분산 등 파업 효과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간접고용을 확산하고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반감이 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다. 따라서 이런 점을 이용해 굳건히 파업을 유지한다면 승리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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