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의 친구를 보면 케리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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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지금 케리 주변 인물들을 보면 미래의 케리 정부가 어떨지 알 수 있다.
케리의 이너서클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 외교정책 수석자문인 랜드 비어스이다.
테러와의 전쟁 설계자 중 한 명인 비어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지 W 부시를 상전으로 모셨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이라크 침략으로 엉뚱한 곳에 쓰였다고 생각한 그는 반(反)테러 부서의 고위직을 사임하고 케리 편으로 넘어왔다.
클린턴 정부 시절 플랜 콜롬비아를 입안하고 감독했던 비어스는 9․11 이후 점차 찬밥 신세가 되자 플랜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을 다시 끌어내기 위해 이런 주장까지 했다.
[콜롬비아 반군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테러 기지에서 훈련받았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었고, 그는 결국 이 말을 철회해야 했다.
미래의 케리 정부는 석유 지배권에 관심을 덜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케리의 보좌관 리처드 모닝스타의 경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클린턴 정부 시절 카스피해 연안 에너지 외교를 위한 특별 자문을 지냈다. 그러면서 거대 석유회사들이 바쿠-트빌리시-제이한을 잇는 송유관 건설 사업을 통해 카스피해 연안의 막대한 석유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그는 1998년 국방정보센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기본적으로 기업이 결정할 문제에 그토록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정상적인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부시 정부의 신보수주의자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국익의 관점에서 미국이 이런 결정에 개입하는 것이 상당히 이롭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 지역에서 나오는 자원은 자유롭게 시장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생산업체들이 자원을 얻기 위해 이란과 같은 경쟁국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따라서 에너지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케리의 이라크 관련 비공식 자문인 샌디 버거는 이라크인 1백만 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간 경제제재를 강요한 클린턴 정부의 일원이었다.
버거는 부시 집권 전부터 이미 이라크에 대한 선제 공격 전쟁을 주창했었다. 그는 1998년에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공격을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부시 정부에서나 나올 법한 외교정책적 입장을 내놓았다. 21세기에 국제사회는 이라크가 지금 제기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위협, 즉 불량국가의 위협을 점점 더 많이 목격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후세인과 그 비슷한 무리들은 그들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더라도 아무 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케리가 이런 자문들을 거느린 것을 보면, 신보수주의 이데올로그 엘리엇 코언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케리에게 자문해 주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부시 정부와도 아주 잘 맞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