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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국제 이동성으로 노동자 계급은 쇠퇴하는가?

“북반구”의 일자리가 “남반구”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고 이 과정은 뒤집어질 수 없다는 얘기가 상식처럼 통용된다. 가이 스탠딩[《프레카리아트》(박종철출판사)의 저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이렇게 주장한다. 기업 내부에 새로운 분업이 생기면서 일부 업무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중심부와 주변부로 갈리고, 주변부는 더 불안정한 처지로 내몰려 프레카리아트라는 새로운 계급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노총 AFL-CIO는 중국의 저임금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락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 종속이론가 존 스미스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초국적기업들이 외주화를 통해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을 초착취하면서 이윤을 획득한다고 주장한다. “저임금 국가로의 외주화 물결은 1970년대에 재발한 이윤율 저하와 과잉생산 위기에 대응해 제국주의 나라들의 자본가들이 선택한 전략이었다. 제국주의자들은 자국 노동자들에게 선사했던 비싼 양보 조처들을 당장에 거두려 하지는 않았는데, 이것도 이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양보 조처들 때문에 선진국 노동자들은 나머지 세계가 종속되는 과정에서 방관자나 심지어 공범이 됐다.”

이처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선진국 노동자들은 불공정 경쟁의 피해자나 저임금 노동의 피해자로 묘사되기도 하고(AFL-CIO), 제3세계에 대한 초착취의 공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존 스미스).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은 불공정 경쟁의 가해자(AFL-CIO)나 초착취의 피해자(존 스미스)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렇게 선진국 노동자와 개도국 노동자의 이익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분열을 조장하는 주장이다.

“시간에 의한 공간의 폐지”:자본의 영원한 도전 과제

우선, 큰 틀에서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발전 궤적을 살펴보자. 운송 기술이 발달하고 무역이 확대되면서 생산과 시장이 세계화됐다. 그에 따라, 유리한 시장과 생산 거점을 선점하려는 각국 자본들 사이의 경쟁이 격화돼 왔다. 사실 마르크스는 《그룬트리세》에서 이런 경향을 예측했다. 그는 “시간에 의한 공간의 폐지”라는 말로 가치 생산부터 가치 실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자본가들의 노력을 지칭했다. 그 과정에서 자본 단위들이 외주·하청 네트워크로 복잡하게 묶이게 된다. 이 네트워크는 비용과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절감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경되고 조정된다.

외주·하청 네트워크를 ‘가치 사슬’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가치 사슬에는 우세한 기업이 있기 마련이다. 그 우세한 기업은 열세의 하청업체와 협력업체들로부터 잉여가치를 불비례적으로 더 많이 쥐어짜려 한다. 하청업체와 협력업체들은 자신이 뜯긴 만큼 자신의 피고용인들을 더 쥐어짠다. 이런 현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가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 나이키 같은 브랜드 의류업체, 이케아 같은 가구업체들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자본주의 기업 일반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과도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해외 이전의 한계

자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자본의 이동성’에는 한계가 많다. 첫째, 물질적·인적 인프라와 관련된 부문들은 붙박이처럼 특정 지역에 박혀 있다. 건설, 공항, 교통, 에너지, 통신 기업들이 그렇다.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의료와 교육 같은 부문도 국제화되기 힘들다.

둘째, 소비재 생산처럼 이동이 비교적 자유롭다고들 하는 부문의 이동성에도 한계가 있다. 가치 생산부터 가치 실현까지 걸리는 시간, 즉 회전 시간이 길수록 자본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회전 시간을 줄이는 것이 이윤 극대화의 관건인데, 그 시간이 오히려 더 늘어나면 해외 이전의 실익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처럼 고정자본 비중이 높은 부문은 이전에 어려움이 많다.

이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사례는 의류 산업일 것이다. 의류 산업은 고정자본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흔한 생각과 달리 의류 산업도 쉽게 이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2005년 의류업 개방 후 중국이 세계 의류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퍼센트에서 34퍼센트로 증가했다. 그러나 유럽이 세계 의류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8퍼센트에서 31퍼센트로 증가했다.

물론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이전을 해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흔한 가정과는 달리, 절대적 저임금을 찾아 해외로 이전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상대적 저임금을 찾아 인접국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재편 과정을 연구한 니콜 애쉬코프는 그 과정이 단선적이지 않고 복잡했다고 지적했다. 원래 미국 북부에 있었던 자동차 산업이 남부로 이전했다가 멕시코로 이전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재편 결과는 디트로이트 근처의 오대호 지역에서 멕시코 만에 이르는 지역에 자동차 생산 단지가 생겨난 것이었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푸조나 GM 같은 주요 기업들의 생산 기지는 주로 유럽의 “중심부” 국가에 포진돼 있다. 그 다음으로 자동차 생산이 많이 이뤄진 곳은 스페인이고, 동유럽 같은 저임금 지역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구실밖에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경우 자동차 기업들이 개도국으로 진출하는 목적은 비용 절감보다는 현지 시장으로의 진출이었다.

최근 자동차 매출 증가율 통계를 보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동차 생산과 판매는 대부분 여전히 북미·서유럽·일본에서 이뤄진다.

세계적 분업 현황을 잘 보여 주는 지표는 전 세계 수출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중국은 철강, 의류, 집적회로, 전자부품 부문에서 비중이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자동차 같은 중간 기술 산업이나 제약 같은 첨단기술 산업에서는 그 비중이 매우 미미하다.

세계 수출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 변화 (단위: 퍼센트)
철강 집적회로·전자제품·부품 자동차 생산 의류 제약
2000년 2009년 2000년 2009년 2000년 2009년 2000년 2009년 2000년 2009년
유럽 47 38.5 19.1 13.5 49.8 49.7 28.5 30.7 65 67
일본 10.4 10 13.8 10.3 15.3 13.7 x x 2.5 1
중국 3.1 9.4 1.7 11.4 0.3 2.6 18.3 34 1.6 2
미국 4.4 4.1 20.4 10.7 11.7 9.1 4.4 1.3 12.1 10.3

국가의 구실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자본이 저임금을 찾아 아무런 제약도 없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닐 수 있다는 주장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국가가 하는 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가는 잉여가치 추출(과 실현)과 자본 축적을 위한 여건을 마련한다. 운송과 에너지 같은 물질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자본 간, 자본과 노동 간 관계를 조율하는 제도적 구조도 갖춘다. 교육과 의료 등 노동력 재생산과 강화 등 다양한 기능도 한다.

게다가 국가는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이를 위해 세금 감면, 보조금 지급, 규제 완화 같은 온갖 유인책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1998년 미국에서 철수했던 폭스바겐은 2008년 미국 테네시 주의 채터누가 시에 1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주정부와 시정부가 주기로 한 혜택은 4억 달러가 넘는다.

자본가들은 자본가들대로 세계 무역에서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려고 자국 국가에 로비를 벌인다. 그래서 각국의 국가는 다른 국가와 통상 마찰을 빚으면서 자국 자본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 주려고 한다. 예전에는 관세 장벽이나 수입 쿼터제 같은 제도로 수입을 제한했고, 근래에는 반(反)덤핑 제소가 더 즐겨 사용된다. 환율을 둘러싼 국가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도 있다.

그러므로 자본가들이 국가를 전혀 계산에 넣지 않고 그저 저임금만 보고 자유롭게 이전한다고 봐서는 안 된다.

해외 이전은 역전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의 해외 이전은 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 역전되기도 한다. 자본가들이 해외이전으로 득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 일시적이다. 한 기업이 임금이 매우 낮은 지역으로 생산을 이전해 보통보다 더 많은 이윤을 얻으면, 곧 다른 기업들도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점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보통보다 더 많은 이윤이 재빨리 잠식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개도국 노동자들의 수가 무한하지 않으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동자들이 잦은 이직이나 단체행동을 통해 임금도 높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보통보다 더 많은 이윤은 잠식될 수 있다.

물론 자본에 견줘 노동자들은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득을 보는 것이 꽤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건은 해당 국가 노동자들의 전투성과 자신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의 ‘저임금 프리미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농촌에서 오는 농민공의 공급이 이제 거의 한계에 이르렀고, 이직과 파업 건수도 매우 높다. 폭스콘이 대표 사례다. 폭스콘은 타이완계 기업으로 애플과 휴렛 팩커드 같은 거대 다국적기업의 하청업체이고, 중국에서 1백만 명을 고용해 전자제품을 조립한다. 최근 폭스콘 공장에서는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말미암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010년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라 일어났고 2012년에는 항의 시위도 일어났다. 2012년 폭스콘의 최고경영자 테리 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동물이기도 하다. 동물 1백만 마리를 관리하는 일은 골치가 아프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중국 동남부 연안의 경제특구에서 점점 더 내륙으로 들어가거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나라들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재이전

본국으로 재이전하는 경우도 있다. 2011년 경영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 BCG는 이런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평균임금은 1999~2006년 1백50퍼센트 상승했다. … 2005~10년 임금은 연평균 19퍼센트씩 상승했다.” 땅값도 올라, BCG는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 남부에 투자하는 것에 견줘 그렇게 큰 이득이 없다고 했다. 여기에 물류비, 환율,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모두 본국으로 재이전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사례는 해외이전이 뒤집힐 수도 있는 현상임을 보여 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기업들이 이윤 극대화 방법으로 단지 저임금 노동력 사용만 택하는 것도 아니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그런 방편의 하나다. 예를 들어, 필립스의 중국 공장에서는 노동자 몇백 명이 손으로 면도기를 조립한다. 그런데 필립스의 네덜란드 공장에서는 같은 면도기를 대부분 로봇 몇 대가 조립하며 인력을 중국의 거의 10분의 1로 줄였다. 그만큼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을 다시 본국으로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해외 이전을 과장하는 주장들의 근거는 허술하다

해외 이전의 자유로움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경험적 자료는 흔히 허술하다. 물론 해외 이전과 외주화를 측정하는 것이 난감한 면이 있다. 해외 이전과 외주화가 한 기업 단위에서 이뤄지는 경우,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가치가 얼마인지 등의 정보가 재무제표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해외에서 얻은 이윤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세금을 적게 내려고 축소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자본의 국제화 수준을 보여 주는 대리변수*로 해외직접투자 FDI를 활용할 수 있다. 2006~11년 전체 FDI 중 중국으로 유입된 FDI의 비중이 증가했다. 그러나 FDI의 유입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다. 반면, 브라질·러시아·인도로 유입된 FDI는 모두 합쳐 10퍼센트밖에 안 된다.

FDI도 불완전한 지표다. 기업들 사이의 외주·하청 관계 등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가 분석한 FDI 동향을 보면, 개도국으로 유입된 FDI의 국가별 편차가 매우 크다. 2012년 전체 FDI의 45퍼센트가 개도국으로 유입됐는데, 그중 30퍼센트가 중국으로 갔고, 62퍼센트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로 갔고, 32퍼센트가 중남미로 갔다. 겨우 6.2퍼센트만이 아프리카로 갔다.

1990년대 초 생산 업무가 아닌 콜센터나 텔레마케팅 등의 업무가 해외로 이전된 사례가 크게 부각됐다. 2004년부터는 연구·개발 같은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도 해외로 이전됐다. 그런데 이런 업무들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만병통치약인 양 광고하던 맥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들이 근래 들어서는 해외 이전이 능사가 아니라는 컨설팅을 하면서 돈을 번다.

다른 한편, 본국으로의 재이전도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기업 1천5백 곳 가운데 5백70곳이 해외 생산의 일부나 전부를 다시 독일로 들여왔다. 품질이나 납기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즉, 마르크스가 말한 “시간에 의한 공간의 폐지”의 이득이 사라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노동비용 상승도 한 이유였다.

한 나라 안에서 대도시로부터 중소도시로 생산을 이전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이 방식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이 25~50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선진국의 일자리는 어디로 갔을까?

그렇다면, 선진국에서 사라졌다고들 하는 일자리는 어디로 갔는가? 미국의 한 싱크탱크는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분석해 1990~2008년 미국의 일자리가 2천7백30만 개 늘었다고 보고했다. 새 일자리의 대다수는 서비스업이었고, 그중 공공부문과 의료 부문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 보고서는 일부 업무의 해외 이전과 더불어 고용이 감소한 부문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전자 산업의 일자리 65만 개가 사라졌다. 자동차 산업은 1990~2007년 일자리 17만 개가 사라졌다. 그러나 노동자 한 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오히려 늘어, 전자 산업에서는 3백63퍼센트, 자동차 산업에서는 85퍼센트 증가했다. 즉, 이 부문들의 고용 감소는 해외 이전보다는 노동절약적 기술 도입의 결과였다.

어쨌든 일부 부문에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사라진 일자리 수와 비교하면 그리 큰 변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2009~12년 3년 동안 미국에서는 공공부문에서만 일자리 62만 7천 개가 사라졌다. 그 전 20년 동안 전자 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 65만 개에 육박하는 것이다.

자본이 있는 곳에 투쟁도 있다

자본은 워낙 쉽게 국경을 가로지를 수 있는 반면 노동은 그렇지 못하므로 노동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는 것은 사실 매우 비관적인 관점이다. 하지만 자본이 있는 곳에 언제나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다.

비버리 실버가 쓴 《노동의 힘》(그린비)을 보면, 자동차 산업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전할 때마다 옮겨서 간 나라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크게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1930년대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950년대에는 영국에서, 1960년대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1970년대에는 독일과 스페인에서, 1980~90년대에는 아르헨티나·브라질·남아공 등지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이 조직되고 투쟁이 크게 일어났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 생산의 일부가 동유럽으로 이전하면서 폴란드에서 자동차 공장을 중심으로 노동자의 투쟁성이 부활하고 있다. 즉, 국제 노동자 계급이 서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바닥을 향한 경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결론은 이렇다. 첫째, 자본의 이동성은 흔히 말하는 것과 달리 그리 크지 않다. 일부 부문만이 이동성이 있고, 이동성이 있어도 의류업과 전자 산업을 제외하면 이동성이 크지 않다.

둘째, 국가가 끊임없이 경제에 개입하면서 자본을 유치하려 하고 자본을 묶어 두려 한다. 그래서 자본가들이 단지 저임금만을 보고 쉽게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셋째, 생산의 해외 이전은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 그리고 해외 이전이 되더라도 거기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만나게 된다.

이 글은 전문통역가 천경록 동지가 Jane Hardy, ‘New divisions of labour in the global economy’, International Socialism 137(Winter 2013)을 노동자연대 단체의 조직노동자팀 워크숍에서 요약·발표한 것을 바탕으로 썼다.

녹취 : 박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