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아셈 민간 포럼 참가기-지역화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대안인가?
〈노동자 연대〉 구독
신자유주의의 대안은 무엇인가? 아셈 민간 포럼에서는 대안으로 지역화 문제가 상당한 조명을 받았다. 초국적연구소(Transnational Institute: TNI)와 남반구초점은 이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월든 벨로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지역 지배자들의 전략적 산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아세안을 주도했던 자는 인도네시아 공산당원과 동티모르인들을 수십만 명 학살했던 살인마 수하르토였다. 그리고 아세안은 정권을 정당화하는 것 외에는 오랫동안 유명무실한 기구였다. 월든 벨로는 이 모든 점을 잘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올바른 폭로로부터 다소 엉뚱한 대안으로 나아갔다. 그는 현재의 아세안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지역화가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미국(그리고 벨로에 따르면 미래의 강국인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둘 다 의심스러운 가정이다.
아세안이 애시당초 유명무실했던 것은 아세안 소속 나라들의 경제 성장에서 아시아보다는 미국 시장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세안 경제들은 서로보다는 미국이나 중국 자본주의와 더 가깝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유럽연합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처럼 지역화의 대표 주자들이 부분적으로든 전면적으로든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핀란드 활동가는 유럽연합이 얼마나 대안과는 거리가 먼가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벨로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아세안 개혁에서 민중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강조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지역 수입대체 공업화 지대를 지배자들이 만들도록 강제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대중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중요한 대중 투쟁이 일어났을 때 운동의 요구를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변혁이 아니라 지역 블록화에 한정시키는 것이 과연 진정한 대안일까?
지역 통합은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대안은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