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 경계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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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경계를 넘어서
새비 사갈(영국인 사회주의자)
네 군데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재소자 7천6백 명이 끔찍한 조건에 항의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그들의 요구 사항은 무차별 구타 등 집단적 처벌 중단, 변호사 접견권 완전 보장과 접견 규제 완화, 보건의료 시설 개선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재소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감옥 담장 밖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이스라엘 공안부 장관 하네그비는 재소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재소자들은…굶어죽을 수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일상적으로 체포돼 몇 년씩 감옥에 갇혀 있다. 그들이 모종의 정치 활동에 가담해 안보를 해쳤다는 혐의가 전혀 없어도 말이다.
1967년 점령이 시작된 이후 6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수감됐다. 전체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감률이다.
또한, 이스라엘 총리 샤론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에서 5천3백 채의 신규 주택 건설 계획을 내놓아 지난해의 로드맵 평화안을 마침내 폐기시켰다.
여기에는 동예루살렘의 마알레 아두밈(Maale Adumim) 정착촌에 신규 주택 6백 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그 정착촌은 동쪽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 주택부 대변인은 기존 정착촌의 경계 안에서 주택을 건설하겠지만 경계 자체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드맵은 모든 신규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라고 규정했었다. 더욱이 마알레 아두밈과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새 정착촌 건설 계획은 최근에 밝혀진 것이다.
이런 확대와 새 정착촌 건설은 팔레스타인령 동예루살렘 포위를 완성하고 요르단강 서안 지방을 사실상 둘로 쪼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의 생존 가능성을 완전히 파괴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의 불법 전초기지 1백 개 해체 약속도 뒤집었다.
신규 주택 건설 계획이 요르단강 서안 지방에서 서둘러 추진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샤론이 자랑했던 가자지구 철수 계획, 즉 8천 명의 정착민 철수 계획은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부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대가로 요르단강 서안 지방의 정착촌(24만 명의 불법 정착민이 살고 있고 요르단강 서안 지방 영토의 약 58퍼센트를 차지하는) 합병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에 반대하는 리쿠드당 내 반발이나 지금까지 단 하나의 정착촌 철수 지시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논외로 치자. 그런 철수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든 증거를 보면, 이스라엘의 철수 뒤에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여전히 빈틈없는 포위 상태에서 살아갈 것이며 이스라엘이 상품과 노동력의 이동을 계속 통제할 것임을 알 수 있다.
2000년 9월 인티파다가 일어난 이래로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인 일용 노동자들의 수(전에는 약 10만 명)를 3분의 2나 줄여버렸다.
세계은행과 유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중반 당시 2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루 2.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빈곤률은 63퍼센트, 일부 지역의 실업률은 70퍼센트에 이른다. 식량 소비는 86퍼센트나 급감했다.
이스라엘이 국경선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자지구 내의 물과 하늘, 심지어 전기와 상수도 공급조차 계속 통제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철수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은폐하는 거대한 연막일 뿐이다. 즉, 점령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과정일 뿐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계속 저항하고 있다. 단식 투쟁 중인 재소자들을 지지하며 가자지구 전역에서 수천 명이 행진했다.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재소자들에게 연대하는 천막들이 세워졌으며, 8월 18일에는 재소자들을 지지하는 하루 단식 투쟁에 수천 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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