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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노조 투쟁:
“누군가는 지키고, 싸워야 합니다. 그게 세종노조입니다

세종호텔노동조합(이하 세종노조) 노동자들이 연봉제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강제전보 철회, 해고자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 노조인 세종연합노조의 사측 친화적 집행부가 노동자 쥐어짜기를 수용한 반면, 세종노조는 소수 노조임에도 세종호텔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종호텔 사측은 지난해 말부터 연봉제를 확대해 임금을 20~30퍼센트 삭감하고 전·현직 위원장을 포함해 세종노조 조합원들을 대거 전보하는 등 노골적 공격을 벌였다.

세종노조는 이에 맞서 총회를 열고 적극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아침마다 호텔 앞에서 음악을 틀고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2004년에 회계부정으로 세종대에서 쫓겨난 적이 있는 현 세종호텔 회장 주명건을 폭로하는 대형배너도 내걸었다.

사측 경영진이 정·재계 인사들과 오찬 모임을 하는 날에도 확성기로 투쟁가요를 트는 등 항의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호텔 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창 밖에서 들리는 투쟁가요 소리에 힘이 난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난 2년 동안 이어져 온 목요일 정기 집회에 참가하는 조합원과 연대 단체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최근 사측은 “[도어맨]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노조의 항의 행동이 업무방해 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단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조치 및 징계 처분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조합원이라는 게 당당해요”

그러나 조합원들은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게 할 수는 없다”며 사측의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있다.

김상진 세종노조 전 위원장은 억울한 전보 조처에 항의하며 발령 부서 출근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사측은 설 상여금부터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생계를 압박해 무릎 꿇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김상진 전 위원장은 “꿋꿋하게 사측의 구조조정 막아내고 끝까지 승리하는 싸움 만들겠다”며 투쟁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객실 청소·정리에서 로비 청소·정리로 전보된 여성 조합원은 “우리를 로비 청소로 보낸 것은 부끄러워서 그만두라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버텼어요. 그러자 이상한 모양의 모자를 쓰게 해서 모멸감을 주려 했어요. 이제까지 싸워 왔는데 모자 때문에 기죽거나 하지 않아요” 하며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 결의를 밝혔다.

특히 조합원들은 민주노조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함께 싸워 노동자들이 기죽지 않게 해 온” 조직이 바로 세종노조이기 때문이다.

2006년 김상진 위원장이 당선한 뒤 세종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1년 근무 후 계약직 정규직 전환 절차 마련 등을 쟁취했다. 계장급까지 적용하던 연봉제도 호봉제로 전환했다. 2012년에는 38일간 호텔 로비 점거 파업 투쟁을 벌여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고용안정협약 준수, 인사상 불이익 금지 등의 성과를 얻었다. 덕분에 세종호텔의 비정규직 비율은 다른 호텔에 견줘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측은 사측에 우호적인 세종연합노조 집행부를 이용해 이런 투쟁의 성과들을 후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2012년 파업으로 정규직이 된 한 여성 조합원은 “세종호텔에 와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정직원이 됐을 때가 아니라 노조 조합비를 내라고 했을 때”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노조가 없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라요. 신라호텔 용역으로 일할 때는 그냥 개처럼 일했어요. 우리는 발언권 하나 없었어요. 그런데 세종호텔에 오니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였어요. 과장이 부당한 말을 하면 항의도 하고 말이에요. 지금 조합원이라고 탄압받지만 용역으로 일할 때와는 비교가 안 돼요. 여기에선 싸울 수 있잖아요.”

“사측은 우리를 밑바닥일 하는 사람들이라고 봐요. 하지만 우리가 나름 투쟁하고 목소리를 내니까 무시할 수는 없죠. 설사 우리가 지더라도 쪽팔리고 싶지 않아요. 후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거예요.”(지난해 12월 강제로 전보된 조합원)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3월 7일 세종호텔 노조가 여는 후원 주점에도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후원을 바란다.

인터뷰·정리 곽세영, 성지현

구조조정 저지! 노조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

특급호텔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세종호텔 특급 주점

일시: 2015년 3월 7일(토) 오후 2시~11시

장소: 호프 슘(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92-3)

후원 계좌: 신한은행 110-292-518564(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