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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을 거부한 ‘애국’ 병사들

이라크 주둔 미군에서 명령 거부 사건이 발생했다. 주(州)방위군으로 구성된 제343 병참중대의 부대원 19명은 바그다드 부근으로 향하는 전투기 연료 수송 작전을 “자살 작전”이라면서 거부했다.
가족에 따르면 명령 거부를 주도한 3인은 군에 대한 “열혈 충성파”이자 “맹렬 애국자”였다. 마이클 버틀러 상사는 24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1991년 걸프전에도 참전했다. 미국에 있는 그의 방에는 군이 수여한 각종 상패와 훈련수료증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조 돕스 상병 방에는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고향에서 평상시에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다.
명령을 거부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독일에 있는 미군 병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병원의 한 의사는 “다리가 잘리거나, 눈동자가 터지거나, 전신에 파편이 박혀 있는 병사들이 매일 40명 이상 후송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보다 이라크 미군의 처지는 훨씬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왜 자신들이 왜 이라크에 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혼란이다. 이것은 주방위군만이 아니라 팔루자와 나자프 등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 작전을 담당했던 해병대 사이에서도 만연한 감정이다.
한 해병은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인들은 우리로부터 별로 도움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매번 우리가 밖으로 나갈 때마다 모든 이라크인이 우리에게 총을 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번 명령 거부가 언론에 보도되자 반전 군인가족 단체인 ‘당당히 말하는 군인 가족’(Military Families Speak Out)은 이라크에 있는 자신의 가족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군인 가족들의 폭로가 쇄도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미군 대변인의 말처럼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미 점령군의 전반적 사기 저하를 반영한 것이다. 이라크 점령이 계속될수록 베트남 전쟁 때처럼 군의 동요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고, 이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군사 계획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