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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있었던 4·24 총파업 집회:
“오늘이 시작! 5월 1일 서울 시청에서 다시 모이자”

4월 24일 오후 3시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 대오 2만여 명이 시청 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다. 민주노총은 4·24 총파업에 2천8백29개 사업장에서 26만 9천여 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형사 처벌 압박 속에서도 전교조·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용기 있게 연가·총회 투쟁에 나섰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교조는 3천 명가량이 서울 집회에 참가해 가장 큰 대열을 이루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활력이 있었다.

또, 현대차 이경훈 집행부가 파업 불참으로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서도 기아차지부를 비롯해 금속노조 산하 여러 지부·지회들이 주·야 4시간 파업을 벌였다. 건설, 학교비정규직, 청소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당당히 대열에 함께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는 하루 전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날 총파업에 대해 ‘불법’을 운운하는 것도 모자라 ‘매국’ 딱지까지 붙였다. 반면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연대단체·시민들과 만든) 4·16연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총파업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대하듯 정부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두고 불법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멸시하고 협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 … 제2의 세월호 참사에 직면한 노동자, 서민을 살리기 위해 앞장 선 민주노총 지도부와 총파업을 지지한다!”

전교조 인천지부의 한 조합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기 오는데 한 학부모께서 ‘힘내세요. 참 교사 밑에 참 제자가 있습니다’ 하고 응원해 줬다. 정부가 엄포를 놨지만 교사들은 위축되지 않았고 오늘 파업에 참가해 더 큰 힘을 얻었다.”

건설노조 서부건설기계지부의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임대계약 형태로 일해서 집회에 나오려면 하루 일당을 못 받는다. 그런데도 [우리 지부의] 1천5백 명 중 7백 명 가량 참가했다.

“정치권은 이제 불신한다. ‘더 이상 대화할 필요가 뭐가 있냐’ 싶다. 그동안 지켜보기도 했지만 더 이상은 속으면 안 된다. 이제는 싸워야 할 때이다.”

무기한 파업에 나선 서울대병원분회는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우지영 사무국장은 속 시원하게 “돈벌이 성과급제”를 비판했다.

“서울대병원의 오병희 병원장은 의사뿐 아니라 병원 노동자 전체에게 돈벌이 성과급제를 강요합니다. 과잉검사와 수술로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병원 노동자들을 돈벌이 기계로 만들려 합니다.

“저희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돈보다 생명을 선택하겠습니다. 2014년, 작년에도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세 번의 파업으로 의료민영화를 막아 왔고, 2015년에 다시 공공병원을 지키려고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김영호 금속노조 에스제이엠지회 지회장은 “더는 각개격파 당하지 말고, 이제 민주노총답게, 하나로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말했다.

“노동자가 일하다가 쇳물에 빠져 죽고, 철판에 깔려 죽고, 그 기업을 뭐라 부르는지 아십니까? 살인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돈벌이를 위해서 사람 갯값 하나 물어 주는 셈 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을 우리는 살인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4월, 그 죄 없는 아이들이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 보는 가운데 수장(水葬)됐는데 국가는 오히려 그 구조를 막았습니다. 저는 감히 이 정부를 살인 정권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노동자의 힘으로 살인 정권 끝장내자!”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위원장은 큰 박수를 받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늘 전국 14곳의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쓰레기 시행령이 폐기될 때까지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중시하는 사회를 바꿀 때까지, 청와대, 박근혜에게 물을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이 계속 저희와 함께해 주십시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발언했다.

“우리가 적당히 투쟁하면 영원히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더 당당하게 싸워야 한다.

“오늘 파업에 26만 9천44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투쟁을 전진시켜 총파업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자. 5월 1일 노동절 서울로, 서울로 민주노총 10만 조합원 총궐기를 하자.”

한상균 위원장은 이와 더불어 5월 말에는 서울에서 양대노총 노동자대회를 추진하고, 6월에 2차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윽고 참가자들은 4시 반부터 거리 행진에 나섰다. 행진 대열은 아주 길어서 선두가 청계천 광교에서 닿을 때까지도 그 꼬리는 서울광장에서 나오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 투쟁으로 박살내자”, “망할 놈의 뇌물 정권,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 “끝내자 박근혜, 이기자 총파업”이라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홈플러스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앞치마를 입고 카트를 끌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건설 노동자 피땀으로 만든 로비 자금이 그렇게 좋더냐”는 건설노조의 현수막도 인상적이었다.

약 2시간 동안 시위와 행진 후 노동자들은 종각에서부터 종로2가까지 전 차선을 점거하며 마무리 집회를 했다.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투쟁을 계속할 것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이 종로통에서 마무리 집회 하는 것이 노무현 정권 이후 처음입니다. 오늘 우리는 간단히 몸 풀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4월 선제적 총파업을 기세 싸움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이름으로 4개월만에 4·24 총파업을 이뤄냈습니다. 이후 우리는 1년간 총파업을 채워 나갈 것입니다. 그 시작의 날인 5월 1일, 서울 시청에서 다시 모입시다.”

4·24 총파업 집회는 박근혜의 정치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민주노총 기층 조합원들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런 분위기는 5월 초로 예정된 공무원 연금 개악을 막고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이룰 수 있는 투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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