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KT노조 친사측 집행부가 한 구조조정 직권조인으로 피해를 입은 조합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승소했다.
2014년 4월 KT에서는 8천3백4명을 강제적인 ‘명예퇴직’으로 쫓아낸 잔인한 구조조정이 있었다. KT노조 정윤모 집행부가 합의한 이 구조조정에는 강제적인 ‘명예퇴직’과 함께 개통·AS 업무 등의 외주화, 임금피크제 도입, 학자금 지원 폐지 등이 포함돼 있었다. KT노조 집행부는 이렇게 심각한 구조조정을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도 거치지 않고 밀실야합으로 처리했다.
이 직권조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조합원 중 2백26명이 ‘KT 4·8 노사합의 무효 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감스럽게도 노사합의가 이미 시행됐다는 이유로 무효 확인 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윤모 위원장의 직권조인은 단체협약 체결 시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한 노동조합 규약을 위반한 것이므로, KT노조와 정윤모 위원장, 한호섭 실장 등은 원고들에게 정신적 피해보상액으로 각각 재직자 30만 원과 퇴직자 2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KT민주동지회가 주도해 제기한 이 소송이 부분 승소해, 그동안 KT노조의 친사측 집행부가 조합원들을 배신하는 합의를 ‘직권조인’으로 처리하던 관행에 타격을 줄 수 있게 됐다. 이는 회사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투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조합원들을 번번이 배신해 온 정윤모 집행부가 정당성이 없음을 알려 나갈 기회도 열렸다.
이번 소송에는 조합원 2백26명만 참여했지만 앞으로 규모는 더 커질 예정이다. 민주동지회는 추가적인 소송인단을 대대적으로 모집해 정윤모 집행부를 압박해 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추가 소송인단을 모집하기 시작하자 불과 며칠 만에 조합원 상당수가 호응하고 있다.
한편 KT노동조합 집행부는 이번 판결을 뒤집으려 항소를 하면서 각종 노동 관련 송사에서 자본 측 대리인 구실을 해 온 법무법인 태평양에 사건을 의뢰했다고 한다. 친사측 어용노조의 본색을 여실히 보여 주는 행태다.
현재 사측과 노동조합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소송을 통해 어용 집행부가 단협에서 또다시 조합원을 배신하는 합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는 압력을 형성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하반기에 2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번 단협에서 모종의 구조조정을 합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조조정을 막아 내려면 사측의 구조조정에 항상 충실하게 협조해 온 KT노조 집행부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조합원 스스로 모임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싸울 태세를 갖춰야 한다. 민주노조를 지향하고 구조조정에 맞서 일자리를 지키려는 조합원들이 더 광범하게 단결해야 한다.
민주동지회는 추가 소송을 이어가며 향후 예고되는 구조조정에 맞선 대응도 함께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