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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철회하라

6월 23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집시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4·24 총파업과 세월호 추모집회, 노동절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다. 민주노총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 7월 15일 2차 파업을 선언한 다음 날이었다.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7년 만의 일이다.

체포영장이 6월 초 이미 한 차례 기각됐는데도, 검찰은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영장을 청구했다. 이번엔 대검찰이 직접 나서 영장 발부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과 박은희 사무처장, 이길우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 지부장과 김영호 사무국장을 구속했다. 민주노총 간부 등 20여 명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했다.

“여기 발목이 묶여 있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현장에 [7.15 파업을] 호소할 것” ⓒ이윤선

그러나 한상균 위원장이 ‘해고는 쉽게, 임금은 낮게, 비정규직은 많게’ 하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 투쟁을 조직하고 이끈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4·24 총파업과 노동절 집회는 노동계급을 더 쥐어짜려는 박근혜에 맞서 “노동자·서민[을] 살리기” 위한 투쟁이었다.

또, 세월호 진실 규명조차 침몰시키려는 박근혜에 맞서 민주노총이 나선 것은 정의로운 일이었다.

사실 한상균 지도부의 등장 자체가 2015년 예고된 박근혜의 악랄한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바람·의지의 표현이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2009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으로서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 공장에서 옥쇄 파업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감옥에서 3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굴복하지 않고 쌍용차 정리해고에 대한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백71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올해 민주노총 첫 직선제 선거에서 한상균 위원장은 2015년 총파업을 단연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 4월 24일 내외부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파업을 소명했다. 그는 민주노총 사무실 방 한 칸에서 먹고 자면서 파업을 조직했다.

정부는 한상균 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노총 간부들을 탄압해, 노동시장 구조개악 등에 맞서 싸워 온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민주노총의 7·15 파업 등 투쟁의 예봉을 꺾으려고 한다. 메르스 무능 대처, 집권당 내분 등으로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박근혜는 노동자 투쟁을 확실히 탄압하고 노동자 쥐어짜기 공격을 밀어붙이며 지지세력을 다시 결집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공격의 칼날을 들었어도 현재 상황이 저들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노동운동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정부의 지지율 하락과 집권당의 내분을 이용해 단결해 투쟁한다면 박근혜의 공격과 탄압을 결국에는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7·15 파업을 비롯한 이후 투쟁을 효과적으로, 꾸준히 건설해야 하는 이유다.

한상균 위원장은 이번 탄압에도 굳건히 싸울 것을 다짐하며, 조합원들에게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단 한 명이 파업에 참가하더라도 정권이 도발해 오고 이것을 막아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판단을 정확히 내리고 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민주노총에 주어진 막중한 책임이다.

“[비록 내] 발목이 묶여 있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현장에 호소할 것이다. … 현장의 동지들이 절박감을 갖고 7·15 [파업], 2015년 투쟁을 해야 한다.”(〈노동과 세계〉)

정부는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철회하라. 민주노총·건설노조 대구본부 간부들을 석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