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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긴축 강요 보수당에 맞서는 ‘맨체스터 반긴축 민중회의’ 참가기:
“토리에게 지옥을 보여 주자”

영국 집권 보수당(토리 당)이 10월 4일, 맨체스터에서 당대회를 연다. 지난 5월 총선 승리 이후 처음 여는 당대회다. 그런데 이 보수당의 당대회를 순순히 열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바람이 맨체스터에서부터 거세게 일고 있다. 맨체스터 반긴축 민중회의(The People’s Assembly Against Austerity)는 이 운동을 조직하는 대표적 단체다. 나는 9월 8일 열린 이 단체의 월례회의에 영국사회주의노동자당(SWP) 회원들과 함께 참가했다.

이 날 회의에는 민중회의 소속 단체 회원과 개인들 약 7백여 명이 참가했다. 매달 정기적으로 여는 회의지만 다른 어떤 때보다 분위기가 후끈했다. 바로 집권 보수당에 맞선 전국적인 저항을 건설하기 위한 결의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칼레의 난민 지원을 하고 방금 돌아온 활동가, 장애인 활동가 조직, 흑인 운동 조직, 영국노총의 지역 조직 책임자, 반긴축 운동에 나서고 있는 배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맨체스터를 반긴축, 반인종차별의 도시”로 만들어, 토리한테서 맨체스터를 되찾아 오기 위한 저항을 건설하는 데 남은 한 달 동안 전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배우 맥신 피크가 “토리에게 지옥을 보여 줘야 한다”고 할 때는 청중 모두가 환호했다.

이 같은 저항 분위기는 최근 유럽과 영국의 기층에서부터 이는 두 가지 분위기를 반영한 듯하다. 노동당 내 선거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제레미 코빈을 향한 기대와 중동 난민들에 대한 자발적인 지원 물결이 그것이다.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승리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이런 결과는 그동안 긴축을 강요해 온 보수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선거에서 전혀 좌파적이지 않았던 노동당의 배신 때문이었다. 그런데 노동당에서 얼마 안 되는 좌파 의원 가운데 한 명인 제레미 코빈이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의 좌파적 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가 주요하게 내건 슬로건 중에는 영국 철도의 국유화, 긴축 중단, 부유세 강화, 이라크 전쟁 사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긴축을 강요하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공격해 온 보수당에 분노한 노동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바람에 호응하는 것이었다. 특히 한 달 넘게 민영화에 반대하며, 각종 탄압과 해고에 맞서 파업을 하고 있는 내셔널갤러리의 노동자들이 주요했을 것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연대 호소, 피켓팅 등을 통해 민영화 반대, 긴축 반대의 초점을 제공해 왔다. 지금 이 투쟁은 현재의 분위기와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더 큰 지지로 확대되는 중이다.

난민 지원 활동

전쟁을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난민들을 기층에서 지원하는 분위기도 중요했다. 지난 몇 년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내전을 피해 온 난민들은 유럽 지배자들의 각종 인종차별 정책과 “요새 정책”에 막혀 유럽으로 들어오지 못한 채 열악한 난민 캠프에서 또는 유럽으로 입국을 시도하며 목숨을 잃었다. 그러자 기층에서부터 난민을 환영하는 운동들이 전 유럽적인 수준으로 확대됐다. 영국으로 건너오는 유로 터널이 있는 프랑스 북부의 칼레도 그런 곳들 중 하나다. 칼레로 직접 가 지원 물품과 격려 편지를 전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국경을 개방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완강히, 천문학적 예산을 써서라도 난민을 들이지 않겠다던 보수당은 이런 압력에 눌려 입장을 슬쩍 바꿔 시리아 난민 2만 명을 앞으로 4년 반 동안 들이겠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보수당의 당 대회가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보수당은 맨체스터 당 대회를 더욱 강한 긴축을 추진하는 전환점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회의에서 한 연사가 말했듯이, 긴축과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저항을 조직하려는 사람들, 집권 보수당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에게는, “맨체스터가 영국 정치의 초점”이 됐다. 이들은 “토리가 맨체스터에서 뭘 하든 계획대로 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영국 노총(TUC)은 10월 4일 전국 집중 시위와 행진을 맨체스터에서 열기로 했고, 민중회의에 참가하는 다른 단체와 개인들 역시 10월 3일부터 7일까지 각종 시위와 행사들을 함께 열기로 했다. 내셔널 갤러리 파업으로 해고된 캔디 우드윈은 파업 노동자들도 맨체스터로 올 것이라고 했다. 맨체스터가 토리한테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지옥”이 되게 하기 위한 운동 건설이 지금 차근 차근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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