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결의대회: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노동개악에 맞선 투쟁을 결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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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가 “쉬운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안돼 총파업 사전집회”를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 앞에서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대병원의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2백여 명이 “쉬운 해고 임금 삭감 투쟁으로 박살내자”, “저성과자 해고 절대 못 받는다” 하고 외쳤다.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현정희 지부장은 힘 있게 투쟁 결의를 밝혔다.
“대통령 잘못 뽑은 죄로 임금 삭감도 모자라 이제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있는 칼날이 우리 목을 뚫고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앉아서 당할 수 없고, 병원 노동자로써 환자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성과급제를 그대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
“새누리당은 근로기준법을 개악하고, 산업재해보상법을 개악하고, 파견법을 개악해서 간호사,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모두를 파견하겠다는 입법안을 발의했다. 박근혜와 오병희 병원장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나가라면 나가는 것을 밀어붙이고 있다. 열심히 일한 우리들에게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겠다는데 이런 일방적인 임금 삭감은 받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 오병희 병원장은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강요했다. 오병희 병원장이 박근혜의 지침만 믿고 또 동의서를 강요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
공공운수노조 김애란 사무처장도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비판하며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오후에 3급 이상 관리자를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해 10월 안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겠다며 이를 위해 노동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립대병원은 매년 4천명을 신규로 뽑지만 이 중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운 좋게 정규직으로 뽑힌다 해도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대부분이 몇 년 다니지 않고 병원을 그만두고 있다. 그래서 일반직 노동자 5천 명이 일하는 서울대병원에서 2016년에 정년이 연장되는 노동자는 58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 측은 임금피크제를 강요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를 도입하는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병원이 성과제를 도입해 성과와 임금·고용을 연계시키면 불필요한 진료가 늘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올해 4월에 파업을 20일간 해 서울대병원 측이 추진하려했던 성과연봉제 도입계획을 바꿔낸 바 있다. 서울대병원 측이 10월 안에 임금피크제 도입 완료 계획을 발표한 만큼 서울대병원 노동자들도 이에 맞선 투쟁을 본격적으로 벌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