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의 재
실제로 10월 12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을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하겠다”, “
그러나 말뿐에 불과한 저들의 약속을 무슨 근거로 믿는단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역사 관련 책임자들을 살펴보자. 일단 김정배 위원장 본인이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을 미화한 1982년 《국사》 교과서의 연구진이었다. 그의 전임자 유영익 교수는 이승만을 ‘국부’라고 예찬하고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감수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배용 원장은 뉴라이트 성향의 ‘바른역사국민연합’ 원로자문단이었고, 동북아역사재단 김호섭 이사장은 ‘건국절’을 주장하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옹호했다. 전부 다 박근혜 정부가 앉힌 기관장들이다. 국정교과서 필진만큼은 “균형 있게” 구성하겠다? 고양이에게는 생선을 맡기지 않는 게 정상적인 사고방식 아니겠는가!
또한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자. 정부와 새누리당은 현행 《한국사》 교과서들이 “좌편향”이라는 점을 대놓고 국정화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지금보다 ‘우경화’된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마당에, 국정교과서의 필진을 “균형 있는” 학자들로 구성한다면 저들은 국정화를 한 ‘보람’이 전혀 없게 되는 것이다! 비판적인 여론 속에 국정화 조치를 ‘받아’ 주면 집필진을 균형 있게 짜줄 것이라는 발상이 공상적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받아들이면서 균형 잡힌 서술을 기대하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저들의 말에 넘어가지 말고 흔들림 없이 국정화를 반대하자!
이시헌 씨는 이 글을 10월 20일 대학에 대자보로도 부착했다. 이시헌 씨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인 모임’ 소속 학생이다.
위 내용을 복사해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