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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개혁’ 합의처리에 직면함:
엄포에 그치지 않는 효과적 파업에 돌입해야 한다

12월 2일 새벽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들은 예산안과 연계해 쟁점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관광진흥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5개 법안은 당일인 2일에, 서비스발전기본법과 테러방지법 등 6개 법안은 정기국회 내에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논의를 즉시 시작하여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기로 했다.

이번에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 가운데는 ‘노동개혁’ 관련 법안 말고도 그동안 노동·사회단체들이 완강히 반대해 온 것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뻔뻔스런 야합으로 그 계급적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동개악안을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기로 합의하고도, ‘시한을 연내로 못박지 못하게 했다’는 둥, ‘그냥 처리가 아니라 합의처리를 명시한 게 의미가 있다’는 둥 어처구니없는 공치사를 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새정치민주연합이 한층 후퇴했다는 것은 다시금 명백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환노위 의원들은 기간제법과 파견제법의 법안심사소위 상정을 반대하면서 법안 논의를 중단하고 있었다가, “논의를 즉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합의처리”하겠다는 것도 노동개악 입법을 저지하겠다는 그간의 공언과 정면 배치된다. 여야 합의로 절충안을 마련해 통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이번 합의 불과 몇 시간 전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들을 포함한 간부들을 만나, “예산안 처리와 노동개악 5법을 거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 저지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간밤에 한 약속을 동이 트기도 전에 뒤집은 것이다.

뒤통수

민주노총 간부들이 문재인의 빈말을 믿고 돌아왔다가 몇 시간 만에 뒤통수를 맞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주로 민주노총 지도부(중집)가 예산안 연계 합의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12월 초 파업 방침을 철회해, 스스로 무장 해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 직후 민주노총은 새정치민주연합에 “합의문 폐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새정연은 이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민주노총 지도자들의 항의방문조차 가로막았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고립돼 곤욕까지 치른 데 이어, 나머지 민주노총 지도부마저 모욕을 당한 것이다.

다행히 민주노총은 12월 2일자 성명에서 “노동개악 법안 논의 시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기본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여야 합의에 따라 법안 논의가 시작되는 즉시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다시 자신들을 믿으라며 투쟁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개혁’ 법안 논의가 시작됐는데도 민주노총이 이를 지켜보며 임시국회 본회의 상정 시까지 투쟁을 미룬다면, 새정치민주연합에 거듭 뒤통수를 맞게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저런 절충을 하면서 노동개악 입법을 처리할 수 있다. 심지어 환노위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여야 지도부 간 합의로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통과시킬 수도 있다. 12월 2일 통과된 관광진흥법이 바로 이런 사례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과 야합해 노동자들의 등에 칼을 꽂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 한상균 집행부는 12월 3일 저녁 산별대표자회의에 ‘12월 14일 경고파업과 21~24일 총파업’ 계획을 논의 안건으로 올린다고 한다. 12월 임시국회 개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쟁 일정일 것이다. 12월 4일에는 중앙집행위원회(중집) 회의가 열린다.

산별대표자회의와 중집은 일단 이 안이라도 확정하고, “노동개악 법안 논의 시” 즉각 전면 총파업에 나설 실질적 태세를 갖춰야 한다.

2015년 12월 3일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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